사회

“웨이트트레이닝장엔 노마스크 천지… 아예 안 가요”

도쿄=장민석 기자 2021. 7. 24. 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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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도쿄 24시] 한국팀, 선수촌 느슨한 방역 걱정
“사우나 예약제로 운영하지만 불안한 마음에 갈 엄두 못내”
“야간 훈련 후 선수촌 식당 가면 음식이 동나도 새로 안 채워줘”

부실한 침대보다 느슨한 방역이 더 무섭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지내는 한국 선수단의 속마음이다.

미국 뉴욕 포스트가 ‘성관계 방지 침대(anti-sex bed)’라며 명명한 선수촌의 골판지 소재 침대는 코미디 소재로 활용됐다. 최대 200kg의 하중을 견딘다는 이 침대의 성능을 시험해 결과를 SNS에 올리는 선수들이 여럿 나왔다. 호주 여자 하키팀 3명은 침대에서 동시에 뛰어올랐다. 뉴질랜드 남자 조정의 마이클 브레이크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자마자 프레임 역할을 하는 부분이 내려앉자 폭소를 터뜨렸다. 천장이 낮은 선수촌 화장실에 키 200㎝대의 ‘장대’들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선 모습도 웃음을 이끌어냈다.

◇사람 많은 곳 멀리해

한국 선수단은 “침대는 불편하더라도 어떻게든 맞춰서 자면 된다. 그보다는 코로나에 감염될까 봐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로나 이전 시대’엔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선수촌의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주로 몸을 풀곤 했다. 하지만 이번 도쿄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는 선수촌 훈련 시설을 멀리하고 있다. 감염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신승찬(배드민턴)은 “웨이트장에 갔더니 외국인 선수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운동하더라. 경기 전에 코로나에 걸리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니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 선수들은 마스크를 쓰고, 최대한 인적이 드문 장소를 찾아 달리기 등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 훈련으로 쌓인 피로를 풀기에 사우나만큼 좋은 곳이 없다. 하지만 금호연 감독(남자 유도)은 “선수촌 사우나가 예약제로 운영된다고 하는데, 불안한 마음에 갈 엄두도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선수촌 식당은 세계 각국에서 온 선수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스타일의 음식을 제공하므로 인기가 높기 마련이다. 도쿄 선수촌은 사정이 다르다. 다른 나라 선수들은 몰라도 한국 선수 대다수는 사람들로 붐비는 선수촌 식당을 가급적 피하고 대한체육회가 제공하는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추교성 감독(여자 탁구)은 “야간 훈련을 하고 나서 선수촌 식당을 찾은 적이 있었는데 스테이크 같은 인기 메뉴는 동나고 없었다”며 “음식을 새로 채워주지 않아서 선수들이 남은 음식으로 허기를 달랬다”고 말했다.

올림픽 후 아파트로 일반 분양되는 선수촌 숙소엔 보통 방이 2개 있다. 2인 1실이라 4명이 한 채를 쓴다. 그런데 침실과 화장실이 좁은 편이라고 한다. 이창건 총감독(태권도)은 “1명만 코로나에 노출돼도 나머지 3명이 밀접 접촉자가 된다. 방역에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슬기로운 숙소 생활

박완용(남자 럭비)은 “선수촌에 사람이 너무 많아 불안하다”고 했다. 아무래도 조용한 숙소의 방이 가장 편하다. 신유빈(여자 탁구)은 캐리어에 넣어온 ‘믿음의 마법’이란 책을 틈날 때마다 읽으며 마음을 다잡는다.

‘차 한잔의 여유’도 빼놓을 수 없다. 김원진(남자 유도)은 평소처럼 커피 핸드드립 장비와 원두를 가져왔다. 커피를 내리다 보면 잡념이 사라진다고 한다. 김원진을 비롯한 유도 대표팀은 방에서 유튜브를 활용해 경쟁자들의 경기력도 분석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요즘 영상은 화질이 좋아 도복을 잡는 손 모양까지 다 보인다. 상대의 버릇과 약점을 파악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말했다. 숙소에서 스트레칭이나 간이 근력 운동을 하며 긴장감을 유지했다가, 드라마·예능 프로그램을 보며 느긋하게 재충전하는 선수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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