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도 준비됐다, 뉴질랜드전서 '학범슨표' 와일드카드 퍼즐 완성한다 [도쿄NOW]

김용일 2021. 7. 22.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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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앤틀러스 클럽하우스에서 진행된 올림픽 축구 대표팀 훈련에서 김학범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 가시마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도쿄=김용일기자] 와신상담(臥薪嘗膽)하며 이날만을 기다렸다.

축구 올림픽대표팀 ‘김학범호’가 오랜 시간 공을 들인 2020 도쿄올림픽 본선이 드디어 시작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은 22일 오후 5시 일본 이바라키현 가시마 스타다움에서 킥오프하는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B조 1차전을 시작으로 올림픽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은메달 이상)에 도전한다. 메이저 대회에서 첫 경기의 중요성은 더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뉴질랜드는 ‘조 최약체, 1승 제물’로 꼽혀 왔다. 방심을 거두고 100% 경기에만 몰입해 승전고를 울려야 한다.

이번 올림픽팀은 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1년 미뤄지고 그사이 정예 멤버 소집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애초 와일드카드로 발탁한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소속팀 차출 반대로 무산, 도쿄로 출국하기 하루 전에 박지수(수원FC)가 대체 발탁되는 등 혼선이 겹쳤다. 또 다른 와일드카드인 공격수 황의조(보르도)와 2선 멀티 요원 권창훈(수원 삼성)이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최종 소집 훈련에 참여, 두 차례 평가전(아르헨티나·프랑스전)을 치르고 도쿄에 입성했으나 한 번도 풀타임을 뛰지 않았다. 김 감독이 본선을 앞두고 전력 노출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뉴질랜드전은 승리라는 목표 외에 메달 입성에 중대한 활약을 펼쳐야 할 와일드카드의 활용 방식을 실전에 입히는 장이 될 전망이다.

황의조가 가시마 앤틀러스 클럽하우스에서 공에 집중하고 있다. 가시마 | 연합뉴스

◇감췄던 호랑이 발톱 꺼낸다, 황의조 ‘어게인 자카르타’
‘A대표팀 원톱’ 황의조의 활약에 올림픽팀 명운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대 최고 성적인 동메달을 달성한 2012년 런던 대회에서도 당시 유럽에서 활약하던 A대표팀 공격수 박주영이 와일드카드로 합류해 일본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결승골을 꽂는 활약을 펼쳤다. 황의조도 선배 박주영처럼 승부처에서 해결사 노릇을 해야 한다. 기세만 따지면 당시 박주영보다 훨씬 낫다.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 두 번째 시즌 만에 처음 두 자릿수 득점(12골)을 달성한 그는 지난달 월드컵 예선에서도 골 맛을 봤다. 다만 올림픽팀 합류 이후 평가전에서는 최소 시간을 뛰며 이렇다 활약이 없었다. 뉴질랜드전부터 ‘황의조다운’ 퍼포먼스를 뽐낼지 관심사다.

황의조에게 이번 올림픽은 김 감독에게 보은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그는 3년 전 김 감독이 지휘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와일드카드로 합류, 9골을 몰아치며 득점왕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전까지 슬럼프도 겪으며 크게 주목받지 못한 황의조는 김 감독의 뚝심 있는 선택으로 이후 유럽 진출과 A대표팀 주전 원톱 자리를 동시에 꿰찼다. 그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올림픽 당근’인 병역 혜택(3위 이상 입상 시)을 해결했으나 김 감독과 올림픽팀 성공을 위해 다시 뛴다.

권창훈이 훈련 전 괴로운 표정으로 스트레칭을 하는 모습. 가시마 | 연합뉴스

◇‘프리롤’ 권창훈, 의조-강인 위력 배가책
황의조와 다르게 권창훈은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못했다. 급기야 독일 무대에서 뛰다가 올여름 상무 입대 등을 고려해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에게 이번 올림픽은 병역을 해결하면서 제2 전성기를 그릴 기회의 장이다. 권창훈은 2선 중앙과 윙어는 물론, 최전방까지 소화 가능한 멀티 자원이다. 지난 평가전에서도 사실상 ‘프리롤’이었다. 이를 두고 다소 포지션이 애매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반대로 보면 그의 움직임에 따라 플레이메이커 이강인(발렌시아)과 원톱 황의조 등 다른 공격 자원의 위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 뉴질랜드전에서 권창훈 스스로 효용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밝은 표정의 박지수. 가시마 | 연합뉴스

◇수비 불안 지운다, 박지수도 준비됐다
‘김학범호’의 최대 난제는 수비다. 국내에서 치른 두 차례 모의고사에서도 4골을 내줬다. 대인 방어와 빌드업, 스피드를 지닌 김민재의 이탈까지 곁들여지며 뒤숭숭했다. 하지만 대체자로 입성한 박지수가 후배를 독려하고 솔선수범하며 이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그 역시 군 문제를 떠안고 있어 동기부여가 강하다. 올림픽팀 관계자는 “박지수의 컨디션이 생각보다 좋다. 수비는 조직력이 중요해서 시간이 필요하나, 워낙 노련한 선수여서 실전에서 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질랜드는 프리미어리그 4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에 빛나는 키 191㎝ 와일드카드 공격수 크리스 우드(번리)를 앞세운다. 박지수는 뉴질랜드전을 앞두고 주장 이상민, 정태욱 등 기존 올림픽팀 센터백과 어우러져 공중볼 경합 훈련에 집중하는 등 준비 태세를 갖췄다.

김 감독은 뉴질랜드전에서 팀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된 박지수를 벤치에 두고 이상민, 정태욱을 중앙 수비 조합으로 먼저 내세울 수 있다. 그러나 뉴질랜드전은 더 강한 상대를 만나기 전 가질 마지막 점검의 기회다. 몸과 마음이 준비된 박지수를 선발 카드로 내세워 실전 조직력을 엿볼 여지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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