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꽃은 봄에만 피는 게 아니니까..'늦게 핀 꽃' 강영미의 '다시 뜨겁게'
강영미는 '늦게 핀 꽃'으로 불린다.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신아람(35)이 강영미의 1년 후배다. 후배의 그늘에 가렸던 선배 강영미는 은퇴를 고민하던 3년 전, 뒤늦게 전성기를 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나선 아시안게임에서 마침내 정상에 서면서다. 도쿄까지 '2년만 더' 해보기로 했다.
코로나19는 강영미에게 더 치명적이었다. 지난해 3월, 헝가리 월드컵에 참가했다가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첫 확진자가 됐다. '마지막'은 그렇게 운명처럼 다가온 듯했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올림픽이 1년 연기됐고, 다시 칼을 잡았다. 뜨거운 여름, 도쿄에서 강영미는 대회 첫날(24일), 생애 첫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첫날은 '펜싱의 날'…'우리 방식'으로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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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지켜봐야 했던 '펜싱 코리아' 돌풍
하지만 성인 무대에선 힘만으론 부족했다. 민첩성과 유연성이 부족했던 강영미는 24살이던 2009년 아시아선수권 단체전 금메달을 딴 뒤 신아람에게 태극마크를 내줬다. 이후 한국 펜싱은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최다인 6개의 메달(금2, 은1, 동3), 인천아시안게임에선 무려 메달 17개(금8, 은6, 동3)를 쓸어 담으며 '펜싱 코리아'의 위용을 떨쳤지만 강영미는 그 안에 없었다.
'처음이자 마지막'…33살에 찾아온 전성기
변곡점은 2015년, 결혼과 함께 찾아왔다. IT업계 프로그램 개발자인 남편은 운동선수인 아내의 가장 큰 조력자가 됐다. 강영미가 '2세 계획'에 부담을 갖자 남편은 "운동에 후회가 남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며 마음의 짐을 덜어줬다.
코로나 이겨내고 더 강해진 태극검객
올림픽 개막을 4개월 앞둔 지난해 3월,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에 강영미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에 무지했죠. 확진됐다는 말에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어요. '이제 죽는 건가' '완치는 되나' 여러 생각이 들었죠."
그렇게 올림픽 꿈은 물거품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1년 연기되고, 칼을 놓고 지낸 격리와 치료의 시간이 오히려 약이 됐다. 밝고 유쾌한 강영미를 친언니처럼 따르는 최인정과 송세라, 이혜인은 동병상련 속에 더 끈끈해졌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서로 걱정하는 진심이 느껴졌어요. 한국 펜싱에서 여자 에페가 가장 팀워크가 좋다는 건 분명해요."
돌아온 강영미는 누구보다 훈련에 성실히 임했다. 이진석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선임연구위원은은 "장태석 코치 등과 함께 개발한 훈련 프로그램을 막바지까지 수행한 선수 중의 하나다"라고 치켜세웠다. 불빛 센서와 수건, 테니스 공 등을 활용한 과학적인 훈련으로 약점이던 민첩성과 순발력을 키웠고, 강점인 힘은 지금 절정이다. 하체 근력이 30살이던 2015년보다 30% 넘게 증가했다. 지난 3월, 1년 만에 열린 국제대회에서 최인정이 금메달, 강영미는 동메달을 따며 나란히 시상대에 섰다.
▷코로나 극복한 '에페 사총사'…금메달 향해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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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핀 꽃' 강영미…다시 뜨겁게
(사진=강영미 선수 인스타그램, 대한펜싱협회)
이정찬 기자jayc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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