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대선 개입 논란 일축..이준석·윤석열 겨냥 "홍콩·사드 입장 받아들일 수 없다"

베이징=김남희 특파원 2021. 7. 2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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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가 21일 한국 대선 개입 논란을 일축했다.

중국 외교부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대선 개입성 발언 논란에 대해 "타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타국 선거 상황 문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싱 대사의 기고문이 한국 대선 개입 논란으로 번지자, 한국 외교부는 주한 중국대사관에 "주재국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외국 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양국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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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 "타국 내정 간섭하거나 선거 상황 영향 주는 것 없다"
사드 주권 언급한 윤석열 겨냥 "한국이 근본 해결 방법 찾아야"
홍콩 민주화 언급한 이준석 겨냥 "홍콩은 중국 내정"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가 21일 한국 대선 개입 논란을 일축했다. 중국 외교부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대선 개입성 발언 논란에 대해 “타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타국 선거 상황 문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앞서 싱 대사는 야권 차기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 동맹을 강조하고 중국이 반발하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대해 “명백히 우리의 주권적 영역”이라고 하자, 언론 기고문을 통해 인터뷰 내용을 공개 반박해 선거 개입 논란을 일으켰다.

중국 외교부는 한국 정치권을 향해서도 양국 관계 발전에 유익한 목소리를 내라고 주문했다. 홍콩 민주화 운동을 언급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 전 총장을 겨냥해서는 “최근 일부 한국 정계 인사가 홍콩, 사드 등 문제에 관해 입장을 발표했는데, 그중 많은 관점을 중국 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도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외국 주재 중국 사절이 중국의 중대 이익 문제를 언급하고 즉시 중국 입장을 밝히는 것은 직무”라면서 “소위 타국 내정에 간섭하거나 타국 선거 상황 문제에 영향을 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싱 대사가 직책을 수행했을 뿐, 선거 개입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앞서 윤 전 총장은 15일 공개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공고한 한·미 동맹의 기본 위에서,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이렇게 다져진 국제적 공조와 협력의 틀 속에서 대(對)중국 외교를 펼쳐야 ‘수평적 대중관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사드 배치에 대해 “명백히 우리의 주권적 영역”이라며,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외교부

그러자 싱 대사는 다음 날인 16일 같은 매체에 ‘윤석열 인터뷰에 대한 반론’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싱 대사는 기고문에서 “한·미 동맹이 중국의 이익을 해쳐선 안 된다”며 “중·한 관계는 결코 한·미 관계의 부속품이 아니고, 양국 관계의 발전은 다른 요소로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싱 대사는 미국이 한국에 사드를 배치한 것에 대해선 “중국의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했고, 중국 인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중국 레이더를 언급한 데 대해 “이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고도 했다.

외국 대사가 주재국 대선 출마 정치인의 견해에 공개 반론을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싱 대사의 기고문이 한국 대선 개입 논란으로 번지자, 한국 외교부는 주한 중국대사관에 “주재국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외국 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양국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자오 대변인은 윤 전 총장의 인터뷰를 겨냥해 “사드 문제에 관해 중·한 쌍방은 이미 단계적으로 처리하기로 공통의 인식을 달성했다”며 “이는 양국 관계 개선 발전의 중요한 기초”라고 했다. 또 “한국 측이 양측의 공통 인식에 따라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고 적극적으로 근본 해결 방법을 찾길 바란다”고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지자를 향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오 대변인은 국민의힘 이 대표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중국의 “잔혹성”을 언급한 것을 겨냥해서는 “홍콩은 중국의 홍콩이란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또 “홍콩 사무는 완전히 중국 내정”이라며 “어떤 국가, 조직, 개인도 이러쿵저러쿵 말할 권리가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앞서 12일 공개된 미 블룸버그와의 영어 인터뷰에서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과 관련, “우리는 민주주의의 적들에 대항해 싸워야 한다”고 했다. 블룸버그는 인터뷰 기사에서 “이 대표가 그의 정당이 집권하면 베이징(중국)에 더 강경한 노선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해당 인터뷰가 공개된 날 오후 싱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도 홍콩 문제를 언급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 면담이 끝난 후 취재진에게 “(싱 대사에게) 한국의 젊은 세대는 홍콩이나 이런 문제에 있어서 평화적인 해결을 기대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자오 대변인은 한국 내 반중(反中) 정서가 커진 상황을 의식한 듯, 양국 관계 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며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중국은 한국 측과 함께 양국 관계 발전에 계속 힘쓸 것이고 양국 인민의 행복을 바란다”고 했다. 이어 “중국 측은 내정 불간섭 원칙을 시행하고 결코 한국 선거 상황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당연히 한국 정계와 여론이 중요 선거를 앞둔 것을 포함해 언제나 중·한 관계 발전에 유익한 목소리를 내고 양국 관계에 좋은 에너지를 불어넣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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