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프리즘] SW로 병을 치료하는시대가 왔다
효율적 헬스케어 새 지평 열어
IT·제약사들 시장 개척 박차
정부도 관련 법·제도 개선 나서
약을 먹어 병을 치료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은 인류가 수천 년간 해온 질병에 대한 대응법이다. 먹는 방식과 바르는 방식에 머물고 있는 인류의 약 활용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게임이나 앱 등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식이 점점 더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바로 ‘디지털치료제’의 등장이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나 청소년들의 발병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소프트웨어를 통해 ADHD를 완화하거나 치료하려는 노력이 여러 기업을 통해 이어지고 있다. 머지않아 약물 치료와 병행하거나,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ADHD 디지털치료제의 출현이 기대된다.
다른 기업은 폐암 환자나 만성폐쇄성폐질환자가 호흡기 재활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의사가 환자의 치료계획을 수립하고 그러한 치료계획에 따라 환자가 일상적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앱도 개발하고 있다. 앞으로 의사가 다양한 디지털치료제를 처방하고, 그에 따라 환자가 건강을 회복하는 형태의 치료가 차츰 가시권에 들어오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환자의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암 등 주요질환을 진단하고 대처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데는 1조원 이상이 소요되고 성공확률도 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디지털 치료제의 경우 비교적 짧은 시간에 개발가능하고, 임상시험에 소모되는 비용과 시간도 상대적으로 낮다고 한다.
소프트웨어가 전통적 형태의 약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던 시기를 지나, 이제 세계 각국의 정보기술(IT) 기업과 제약사들이 본격적으로 디지털치료제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단계에 이르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내 정부기관도 관련 법, 제도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디지털치료제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우리나라가 이 분야도 선도할 수 있도록 조속한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기존 투약방식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디지털치료제도 등장하고 있는데, 일본 오쓰카제약과 프로테우스디지털헬스라는 미국 기업은 정신질환 치료에서 꾸준한 약 복용이 중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환자가 약을 복용하게 되면 약에 내장된 센서가 감지한 복용 시각을 스마트폰 앱에 기록하도록 하는 디지털치료제를 개발했다. 센서는 소화돼 몸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라지며, 환자가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돕게 된다고 한다.
디지털치료제가 큰 효과를 보이게 될 분야는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특히 식이조절이나 운동 등이 필수인 만성질환에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한 치료제가 대응을 시작하게 되면, 앞으로 인류 건강에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메타버스 기술과 디지털치료제가 접목되면, 사람들은 가상공간에서의 헬스케어 서비스와 오프라인 활동을 결합할 수 있게 된다. 스마트폰, 스마트워치, 각종 스마트 가전기기에 설치된 앱을 통해 자신의 질병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의사의 처방과 결합해 생활습관 개선, 재활을 훨씬 더 쉽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가 곧 약이 되는 그런 시대가 이미 우리에게 와 있다.
김장현 성균관대 교수 인간컴퓨터상호작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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