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판매글로 중국업체 배불려"..쿠팡 불공정약관 적발

석민수 2021. 7. 2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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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설명과 후기를 꼼꼼히 본 뒤 산 상품이 중국산 모방 제품이면 얼마나 황당할까요?

이런 일이 쿠팡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공정위가 시정 조치에 나섰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지 석민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샤워기를 손쉽게 벽에 붙일 수 있는 한 발명가의 특허상품.

쿠팡에서 최저가상품을 찾아봤습니다.

상표등록된 이름과 대표 사진 모두 이 발명가의 상품입니다.

사용 후기도 이 제품에 대한 평가들입니다.

그런데 정작 구매를 선택해 자세히 보면 중국산 모방품입니다.

[김근형/편리한형제 대표 : “모방제품을 뻔뻔하게 정품이랑 딱 묶어서 바로 1등에 올려놓는다는 게 황당하네요.”]

이런 판매가 가능한 이유, 바로 쿠팡이 운영하는 ‘아이템 위너’라는 제도 때문입니다.

최저가 등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판매자를 ‘아이템 위너’로 선정해 우선 노출시켜주는 제돕니다.

문제는 이때 다른 판매자의 상품 이미지나 소비자 사용후기까지 아이템 위너가 사용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보니 진품이 값싼 가짜제품에 밀려나고, 소비자는 상품정보와 다른 엉뚱한 물건을 살 수 있는 셈입니다.

[황윤환/공정위 약관심사과장 : “저작물에 대한 권한을 과도하게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조항은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무효입니다.”]

쿠팡은 이같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적에 문제 조항을 삭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제품 설명 외에 소비자들의 사용후기는 판매자들의 저작물이 아니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쿠팡 내 판매자들은 약관을 고쳐도 달라질 게 없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쿠팡 판매업자/음성변조 : “요즘엔 소비자들이 후기를 많이 참고하거든요. 후기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정성을 들였는데 그렇게 쌓은 후기를 홀라당 다 가져가 버리니까….”]

공정위는 약관 심사와는 별도로 후기 무단 사용 등에 대해선 직권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KBS 뉴스 석민수입니다.

촬영기자:김연수/영상편집:김선영/CG:김현석

석민수 기자 (m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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