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련 보고서 낸 한은.. 자동화 가속, 대면 종사자에 위협
[경향신문]
국내 고용시장이 코로나19를 계기로 구조적으로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동화가 빨라지고 덩치가 큰 기업을 중심으로 고용이 쏠리는 한편, 실업이 길어지면서 갈수록 재취업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코로나19의 상흔: 노동시장의 3가지 이슈’ 보고서를 보면 중장기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동화의 가속화’다. 대면서비스업이 위축되면서 키오스크나 무인로봇을 사용하는 매장이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자동화 확률이 70% 이상인 직업을 자동화 가능성이 큰 직업군으로 분류하고 이를 국내에 적용해 보면, 대면서비스업 중 자동화 저위험군의 취업자 수는 2017년 4월과 비교해 2020년 10월 2.4%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고위험 직업군은 10.8% 줄었다. 직업별로는 판매(100%), 장기·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93.7%), 산업별로는 운수·창고(81.2%), 도·소매(77.8%) 등에서 자동화 고위험군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면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의 경우 2018년부터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의 고용충격도 크게 받아 향후 일자리가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밝혔다.
덩치가 큰 기업에 고용이 쏠리는 ‘고용 집중’ 현상도 뚜렷하다. 코로나19 이후 300인 이상 사업체의 취업자 수는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의 고용은 부진하다. 지난해 2월의 취업자 수 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올 6월 300인 이상 사업장의 취업자 수 수준은 106.4를 기록했으나, 20~299인 사업체는 99.2 수준이었다. 송상윤 한은 고용분석팀 과장은 “고용이 소수 기업에 집중되면 규모의 경제 등의 영향으로 신규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아 고용창출이 저하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구직기간 4개월 이상의 장기실업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지점이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해 올 6월 장기실업자는 26.4% 증가한 반면, 단기실업자는 15.5% 줄었다. 실업기간이 길어지면 경력 공백에 의한 ‘낙인효과’까지 더해지면서 취업상태로 진입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송 과장은 “자동화 고위험 직업군 종사자의 원활한 일자리 이동을 지원하고, 중소기업 채용 확대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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