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삼성전자 던지자 개미는 '줍줍'.. 엇갈리는 대형주 베팅

권유정 기자 2021. 7. 2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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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우려로 국내외 증시가 휘청대면서 대형주에 대한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베팅이 엇갈렸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전자(005930)를 외국인은 가장 많이 팔았고, 반대로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개인 순매도 1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연합뉴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34포인트(0.35%) 하락한 3232.7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기 회복이 다시 부진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미국 등 주요국 증시를 끌어내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개인과 외국인은 지난 3거래일 연속 각각 순매수, 순매도에 나섰다. 개인은 1조666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고, 외국인은 7249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특히 블랙먼데이라고 불린 19일에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9539억원), 순매도(4543억원) 규모가 가장 컸다.

이 기간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과 외국인의 대응도 엇갈렸다.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 5161억원어치를 사들인 가운데, 외국인은 3976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개인 순매수 종목 1위, 외국인 순매도 종목 1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개인과 외국인의 수급 공방 속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16일 종가 기준 다시 7만원대로 하락했다. 이후 19일에도 하락 마감하고, 20일에는 간신히 보합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7만84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이는 5월 13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상반기 반도체 업황과 실적에 대한 우려가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분석했다. 통상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6~12개월 이후 전망을 보고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가 박스권에 머무를 가능성 역시 점쳐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사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라며 “향후 실적에 대한 엇갈린 전망이 외국인의 순매도로 이어졌다면, 지난해 주식 열풍 등에서 비롯된 삼성전자라는 대장주에 대한 기대감은 개인들의 순매수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라는 개별 종목을 팔았다기보다, 코스피지수가 등락하는 과정에서 대형주 중심으로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 순매도 규모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대다수 상품이 삼성전자를 포함하고 있거나, 삼성전자를 편입한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외에는 16일 상장한 에스디바이오센서(2398억원)와 SK하이닉스(000660)(2373억원), 카카오(035720)(1203억원)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개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504억원 순매도했고,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카카오 주식도 각각 328억원, 223억원어치 팔았다.

다만 결정적으로 주가는 기업가치 변화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지금처럼 단기적인 수급 상황에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수급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복수의 투자자들로 이뤄진 수급 주체들이 하나의 기준을 갖고 움직이진 않는다는 것이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장은 “편의상 개인, 외국인으로 분류될 뿐, 이들을 일원화해 주식을 사고파는 이유를 분석할 순 없다”며 “순매수, 순매도라는 결과를 두고 주가를 논하는 건 추론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6개월 동안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며 “며칠간의 수급으로 의미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이 3거래일 동안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전자(1027억원)였다. 뒤이어 개인이 순매도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733억원), 솔루엠(545억원), 진원생명과학(472억원), 셀트리온(472억원), 엔씨소프트(458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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