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 "한국 정치인 홍콩·사드 발언 수용 어려워"..윤석열 이준석 발언 겨냥

[경향신문]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중국 정부가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중국 관련 발언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한국의 일부 정치인이 홍콩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 일부 관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 사무는 중국의 내정으로 그 어떤 나라나 조직도 이러쿵 저러쿵 말해서는 안된다”며 “사드 문제에 대해 한·중 양국은 단계적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것은 양국관계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는 중요한 기초”라고 밝혔다.

최근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이 국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홍콩과 사드 문제에 대해 한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2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홍콩 문제를 두고 ‘잔인함’이라는 표현을 쓰며 ‘민주주의의 적과 싸워야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또 윤 전 총장은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평적 대중관계를 주문하며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가 같은 매체에 실린 반론성 기고문에서 “중국 레이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으며 박근혜 정부 당시 배치한 사드가 중국의 안보 이익과 양국간 전략적 상호 신뢰를 해쳤다”고 반박하면서 중국이 국내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는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자오 대변인의 이날 발언은 대선 개입 논란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자오 대변인은 싱하이밍 대사의 기고에 대해서도 “중국 외교관의 역할은 중국의 중대한 이익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입장을 밝히는 것”이라며 두둔했다.

다만 논란을 의식한 듯 “중국은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며 “우리는 한국 선거에 개입하거나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누가 한국의 대통령이 되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고 양국 국민을 행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