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둘 말아 연결해도 전원이 번쩍.. 꿈의 전지 상용화 한발짝

이준기 2021. 7. 20. 19: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구자가 얇은 직사각형 모양의 전고체 이차전지를 손으로 돌돌 말아서 손 선풍기의 손잡이 안에 구겨 넣었다.

대표적으로, 지난 1월 김해진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안전하고 자유 변형이 가능한 '전고체 이차전지'를 꼽을 수 있다.

김해진 박사는 "기존 이차전지는 액체 전해질이 습기나 공기중에 노출되면 폭발이나 화재 사고의 위험성이 있지만, 우리가 개발한 전고체 이차전지는 가위로 자르고 공기중에 노출해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초연 전고체 전지 시연회
여러번 접어 전선 연결해도 작동
자유변형 전지 적용 가능성 확인
기존 이차전지는 폭발사고 위험
차세대 K배터리 이을 핵심 기술
기초연이 개발한 '고성능 자유변형 전고체 이차전지'로 구부리거나 잘라도 작동된다. 기초연 제공
기초연이 국산화에 성공한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 반도체 표면의 발열 분포를 높은 분해능으로 관찰할 수 있다. 기초연 제공

연구자가 얇은 직사각형 모양의 전고체 이차전지를 손으로 돌돌 말아서 손 선풍기의 손잡이 안에 구겨 넣었다. 이어 전원을 동작시키자, 선풍기 날개가 회전하며 바람을 일으켰다.

이번에는 전고체 전지를 네모난 크기로 여러 번 접어서 강아지 모형의 장난감에 연결돼 있는 전선에 연결하자, '앙 앙' 짖는 소리와 함께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전지 대신 구부리고 접은 자유 변형이 가능한 전고체 전지를 적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시연 장면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20일 온라인 간담회를 갖고, 세계 최고 수준의 '고성능 자유변형 전고체 이차전지 기술'과 반도체 표면의 발열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 등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거둔 연구성과물을 시연했다.

기초연은 지난 1988년 설립 이후 첨단 연구장비와 우수 연구인력 인프라를 바탕으로 소재와 연구장비 개발은 물론, 연구장비산업 생태계 활성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 등 소부장 기술 자립과 국산화에 R&D(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가 선정한 '출연연 10대 우수연구성과'에도 소부장 관련 연구성과가 두 번이나 선정될 정도로, 혁신적 기술을 내놓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월 김해진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안전하고 자유 변형이 가능한 '전고체 이차전지'를 꼽을 수 있다. 1밀리미터 이하 두께로 얇게 제작된 전고체 전지를 구기거나, 자르고, 또는 전지 내부를 공기 중에 노출시켜도 안정적인 용량을 유지하며 정상 작동할 수 있다. 500번의 충·방전과 1000번의 굽힘 테스트를 거친 후에도 90% 이상의 용량을 유지했다.

김해진 박사는 "기존 이차전지는 액체 전해질이 습기나 공기중에 노출되면 폭발이나 화재 사고의 위험성이 있지만, 우리가 개발한 전고체 이차전지는 가위로 자르고 공기중에 노출해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외산 장비 일색인 국내 연구장비 산업에 국산화의 토대도 마련하고 있다. 장기수 박사 연구팀은 적외선 기술을 활용하는 기존 외국 기술과 달리 가시광을 통해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표면의 발열 분포를 비접촉 방식으로 관찰할 수 있는 '공초점 열반사 현미경'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표면뿐 아니라 반도체 소자 내부의 열원까지 측정할 수 있고, 분해능도 외국 장비 3㎜ 수준보다 10배 이상 성능이 우수한 0.3㎜ 수준까지 향상됐다. 관련 기술은 국내 현미경 전문기업에 기술이전돼, 해당 제품이 대학과 연구기관 등에 판매되고 있다.

기초과학 연구 분야에 널리 쓰이는 투과전자현미경 국산화를 통한 보급 확산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한철수 박사 연구팀은 고가의 외산 장비를 대체해 시료 구조를 원자 수준 분해능으로 영상화할 수 있는 '보급형 30㎸투과전자현미경'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60㎸ 투과전자현미경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초연은 최근 충북 오창에 조성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오는 2027년까지 성공적인 구축과 운영을 통해 분석과학 종합연구기관으로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형식 기초연 원장은 "일본 수출규제를 기회로 소부장 기술자립을 위한 국가적 노력에 발맞춰 소재와 연구장비 독자 개발과 국산화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에도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