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는 게 재미] 강강중강약 '타격의 리듬이 중요하다', 가라테

권수연 2021. 7. 20.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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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lympic 공식 사이트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일본 주류 무술인 가라테는 중국의 남권(南拳) 이라는 권법에서 파생되었다. 남권 특유의 묵직한 주먹 기술이 오키나와에 전파되고, 다시 일본 본토까지 수입되며 대중에 맞게 개량된 무도가 바로 가라테다.

다른 말로는 공수도(空手道) 라고도 한다. 이는 무기 없이 맨 손, 맨 발로만 대련하는 기술이기에 붙은 이름이다. 

■ 가라테의 역사 

가라테는 17세기, 류큐왕국의 무인들이 일본의 침략을 막기 위해 중국 남권을 차용한 당수(당나라 무술)을 수련한 것에서 유래되었다. 당시 류큐왕국은 개개인의 무기 소지가 금지였기 때문에 주민들은 맨 손 무술을 수련해야 했다. 아주 일부의 무기술 정도가 허용되었는데 그나마도 봉과 쌍절곤처럼 비위협적인 도구를 이용했다. 당연히 전투력이 떨어지는 류큐왕국은 일본 사쓰마번에 깔끔하게 먹혔다.

오키나와에 가라테가 갓 건너왔을 때의 명칭은 단순히 '테(手)' 였다. 그냥 손으로 하는 무술이라는 의미다.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자 각 지방 이름에 테(手)를 붙여 그 지방에서만 수련하는 고유 무술의 이름을 짓기도 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수원무술', '부산무술' 하고 부르는 것과 같다.

이후 일본으로 한번 더 수입되며 당나라 무술이라는 의미의 '당수(唐手)' 혹은 '오키나와테(沖縄手)' 로 한번 더 이름이 바뀐다. 1625년에 명나라 사람인 진원빈이 류큐에 와서 자국의 권법을 가르쳤다는 기록 또한 존재하며, 가라테 역사에는 필수로 들어가는 고증이다.

사진= Olympic 공식 사이트

이 때문에 한때 중국인들이 "가라테는 사실 중국의 무술이다" 라는 주장을 펼쳤지만, 유래를 떠나 가라테 기술의 발전사 자체는 일본이 주도했기 때문에 그저 왜곡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태권도 또한 중국 무술이라는 억지 주장도 펼쳤다.)

이후 일본 사쓰마번에 먹힌 류큐왕국 주민들은 일본 무사들의 눈을 피해 수련을 해야했다. 그 때문에 비밀리에 수많은 가라테 유파가 생겨났다. 집집마다 전수되는 가라테 기술에 조금씩 개성이 생기기 시작한 시기도 바로 이 시기다. 

가라테는 오키나와를 지나 일본에 상륙한 이후에도 한참이 지나 본격적으로 근대적 형태를 갖춰나갔다. '근대 공수도의 아버지' 라고 불리는 후나코시 기친(船越義珍)이 오키나와 식 가라테를 일본에 전파했고, 1916년에 제대로 본토에 진출했다.

이후 중국 색채가 강한 '당(唐)' 자를 빼고 이름을 공수도(空手道)로 개명하게 되며 검도, 유도와 함께 일본 주류 무술의 가도에 올랐다.  

사진= Olympic 공식 사이트

■ '선입견' 때문에 오히려 일본 주류 경기가 됐다?

이처럼 제법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스포츠지만, 사실 가라테가 들어왔을 때부터 주류가 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초반에는 유도에 비해 이미지가 훨씬 떨어졌다. 검도와는 비할 바도 못됐다. 일본은 예로부터 검(劍)을 숭상했다. 고대부터 사무라이들이 하늘같은 권력을 떨치고 다녔고, 일제강점기 때도 일본 군인들이 사무라이 정신을 표방하며 자기 키만한 칼을 옆구리에 차고 다녔다. 

유도 또한 순수 힘으로만 겨루는 전통 무도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반면, 가라테는 깡패싸움이라는 선입견이 강했다. 간혹 일본의 대중매체를 보면 유도나 검도를 수련하는 사람은 대쪽같은 선인(善人)으로 나오지만, 가라테 유단자는 불량배로 설정되어 나오는 일이 흔하다. 

때문에 당시 가라테 유단자들은 일본 내에서의 멸시를 견디지 못하고 해외로 떠났는데, 오히려 이 때문에 해외에 가라테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물론 서양에서는 흰 도복에 띠를 갖추고 손과 발을 유사하게 이용하는 가라테와 태권도를 혼동하는 일이 매우 잦다.

이처럼 정작 일본에서는 무시받는 운동이었지만 사실 가라테는 꽤 많은 무술의 모체(母體)다. 우리나라 간판 종목인 태권도부터 시작해 킥복싱까지, 그 기원을 하나하나 섬세하게 따지고 보면 전부 가라테의 발전 계보도에서 뻗어내렸다. 그 밖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과도기의 무술들이 다수 포함되지만, 해당 종목들의 발전사와 독자적인 기술을 따져보면 이미 가라테와는 완전히 다른 종목이라고 봐야 옳다.  

사진= pixabay

■ 2020 도쿄올림픽 첫 정식 종목 데뷔

가라테는 오는 23일 개최되는 2020 하계 도쿄 올림픽에서 첫 정식 종목으로 선을 보이게 된다. 사실 일찌감치 올림픽 종목 후보로 도전했지만 야구에 밀려 탈락했던 아픈 일화(?)가 있다. 그러나 탈락의 쓰라림에도 한 줄기 빛은 찾아왔다. 올림픽 어젠다 2020으로 인해 개최국에 종목 선택지가 주어지며, 지난 2016년 IOC 총회에서 가라테가 정식 종목으로 당당히 채택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개최지의 선택 여부에 달렸으므로, 가라테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퇴출되었다. 

▼ 이하는 2020 도쿄 올림픽 공식 사이트에서 안내하는 가라테 세부 종목이다. 

세부 종목

가타 (남자/여자)
구미테 (남자/여자) 

3개 체급

남자 67kg급, 75kg급, 75kg 이상 급  
여자 55kg급, 61kg급, 61kg 이상 급

가라테 경기는 카타 (품새)와 쿠미테 (대련)으로 구성되어 있다. 카타는 가상의 적을 상대로 일련의 공격과 방어 동작을 선보이는 종목이다. 선수들은 세계 가라테 연맹이 인정한 102개의 동작 중에서 선보일 카타를 선택한다. 지난 2019년 1월 포인트 제도가 도입 됨에 따라 7명의 심판 중 3명이 부여하는 점수가 별도의 계산 방식에 더해져 승자를 결정하게 된다.

또한, 쿠미테는 8m x 8m 크기의 매트 위에서 두 명의 선수가 대결을 펼치는 종목이다. 선수들은 상대의 타격 부위에 힘을 실어 정확한 타격을 가해야한다. 좋은 자세로 힘을 실어 정확한 타격을 가할 경우 1점에서 3점의 점수를 얻는다.

만일 상대 선수보다 8점을 더 얻거나, 제한된 시간인 3분 안에 상대보다 많은 점수를 얻으면 승리한다. 동점일 경우 다음 점수를 먼저 얻은 선수가 승리하게 된다. 무득점으로 동점일 경우에는 판정승으로 들어간다. 

사진= 국내 첫 가라테 출전선수 박희준, 연합뉴스 자료사진

현재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남자 가타 세계 랭킹 19위인 박희준(27)이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박희준은 지난 2016년 제13회 대한체육회장기 선수권대회 1위,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카타 부문 동메달을 획득했으며 2019년에는 아시안선수권 동메달을 딴 국내 가라테 유망주다. 

가라테 종주국에서 패기 넘치는 한 판 승부를 펼칠 올림픽 태극전사의 기쁜 소식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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