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칼럼] '소부장' 선도국으로

2021. 7. 19. 11: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상대로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지 2년이 지났다.

우리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품목 관련 규제라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컸다.

수입국 다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 국산화로 우리의 경쟁력을 높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상대로 반도체 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단행한 지 2년이 지났다. 우리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품목 관련 규제라 경제의 근간이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컸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2년 전 우리가 내걸었던 ‘위기를 기회로’라는 슬로건이 조금씩 실현돼가고 있는 듯하다.

최근 산업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부장 산업의 대일 의존도는 16.8%에서 15.9%로 낮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0대 핵심 품목에서는 대일 의존도가 31.4%에서 24.9%로 낮아졌다. 수입국 다변화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하기도 했지만 연구·개발(R&D)을 통한 기술 국산화로 우리의 경쟁력을 높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지난 2년, 과학기술 분야 정부 출연연구기관도 소부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소부장 대응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승격된 한국재료연구원은 소부장 핵심 품목에 대한 기술 개발은 물론,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상용 합금 대비 인장 강도가 13% 높은 타이타늄 신소재를 개발하고 기술 이전하는 등 기술 자립을 앞당기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불화수소를 포함한 반도체용 가스의 소재 국산화를 앞당겨 해외 의존도를 낮췄고, 반도체 진공 공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입자를 진단하는 센서의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과불화술폰산 이오노머 제조 공정 기술을 개발해 기업으로 이전했고, 해당 기업은 2022년 양산을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기계연구원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부품 가공용 고정밀 지그센터를 국산화했고,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는 연구장비 국산화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이공계 재학생과 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운용하고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관 25개 출연연 중 15개 출연연이 소재·부품·장비 핵심 기술 개발과 상용화 그리고 전문인력 양성에 매진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노력들이 축적돼 나간다면 장기적으로 우리의 기술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2년이라는 시간은 과학기술 R&D에 있어서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연구를 통해 기술이 개발되고 산업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1970년대 산림녹화 정책으로 심은 묘목들이 지금의 울창한 산림을 만들었듯이, 지난 2년간의 노력과 앞으로 만들어갈 성과들이 20년 후 우리 산업의 근간을 바꾸는 씨앗이 될 것이기에 수많은 연구자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국제연합무역개발협의회(UNCTAD)에서 한국의 지위가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이동했다. 이미 경제 규모로는 세계 10위에 올라 있어 늦은 감도 있지만 기구가 설립된 이후 57년 동안 회원국의 지위가 바뀐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한강의 기적’은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는 흐름인 듯하다.

‘선진국’이라는 단어는 다른 나라에 비해 앞서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속에는 경제·사회·문화 등 많은 부분이 포함돼 있으며, 과학기술도 담겨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위기를 기회 삼아 과학기술에서는 선진국을 넘어서 세계를 이끌어가는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이인환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본부장

nbgkoo@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