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전후, 류마티스 치료 유지해야 [의술인술]

은영희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2021. 7. 1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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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류마티스 관절염은 여러 관절의 염증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적인 자가면역 질환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으나 35~65세에 가장 많이 나타나며,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2~3배가량 많으므로 중장년의 여성들이 특히 주의해야 한다.

보통 손가락, 손목, 발목과 같은 작은 관절 부위에 통증, 부기, 뻣뻣함 등이 심해지면서 질환이 시작되는데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관절이 한 시간 이상 뻣뻣하고 움직이기 어려운 느낌이 지속되는 ‘아침 강직’ 또한 전형적인 증상이다. 이런 증상들은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때로는 급작스럽게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관절 통증 외에 전신 증상으로 체중 감소, 피로감, 미열 등이 동반될 수도 있으므로 흔한 관절통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증상을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적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수개월 이내에 관절 손상이 시작되고 2년 이내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관절 변형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치료는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 등의 증상 조절뿐만 아니라 이와 같은 관절 손상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약물은 항류마티스 약제이다. 이외에도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스테로이드제 등이 사용된다. 고식적인 합성 류마티스 약제, 생물학적 제제, 표적 합성 류마티스 약제가 포함되는데 항류마티스 약제는 다양한 기전을 통하여 관절의 염증을 낫게 해 증상을 완화하고, 관절 손상의 진행을 늦추거나 억제하는 효과를 발휘한다.

다만 항류마티스 약제가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므로,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약제의 사용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것은 아닌지, 일시적으로 약제를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등을 문의하는 환자분들이 간혹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발발 이후 진행된 많은 연구들을 살펴보면, 항류마티스 약제의 사용이 코로나19의 위험을 모두 높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제를 조절할 경우 질환이 갑자기 악화돼 관절 변형이나 합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마찬가지로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발표한 지침에서는 백신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나 접종 후 류마티스 질환의 악화 가능성은 낮으므로, 백신에 알레르기가 없는 류마티스 환자들은 접종을 받을 것을 권장하고, 예방 접종 때문에 면역억제제와 생물학적 제제 등을 포함한 항류마티스 약제를 변경할 필요는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백신의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일부 항류마티스 약제의 경우 예방 접종 전후로 투약 시기를 조절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류마티스 내과 주치의와 상의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같은 만성 질환은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중요하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절대 중단되어서는 안 되며, 질환에 맞는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은영희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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