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폭염·산불에 서유럽 홍수까지..기후변화로 신음하는 지구촌

원태성 기자 2021. 7. 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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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서부 100년만 '최악 홍수'.. 최소 81명 사망·1300명 실종
북미 서부, 1달째 살인 폭염으로 수백명 사망
15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에흐테르하우젠에서 폭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해 도로와 다리가 끊어져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정후 기자

(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기후변화로 인한 비극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북미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온지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독일 서부 라인강변에서는 100년만에 기록적인 홍수로 현재까지만 8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폭염과 홍수 등 이상 기후가 빈번해지고 있다는 사실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독일 홍수 사망자 81명으로 늘어…퀼른 남부 1300명 실종

전날 독일 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이례적 폭우는 지난 밤사이 1㎡당 최대 148리터의 비가 쏟아지면서 참사로 이어지고 있다.

비가 24시간 이상 계속되면서 주택 여러 채가 무너지고 주민들은 지붕으로 피신한 가운데, 구조 작업을 하던 소방대원 2명도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독일 기상청은 서부 3개 주 일부에 기상특보를 발령했고, 18만 인구가 거주하는 하겐시는 볼메강 둑이 터지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비는 현지 시간으로 16일 오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사망자 수는 당초 45명에서 58명으로 늘었다가 이번에 다시 81명으로 상향 수정됐다.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이와 함께 쾰른 남부 아흐바일레르 지역에서는 1300명이 실종됐다고 현지 당국이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날 오전 쾰른 인근 에르프트슈타트에서는 주택들이 무너졌고 구조대원들은 경고에도 귀가한 주민들을 돕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쾰른 지방정부가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쾰른 지방정부는 많은 사람이 여전히 집안에 있었고 몇몇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가스 누출로 인해 구조대원들이 배를 타고 좌초된 사람들에게 접근하는 과정에서 큰 지장을 받고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리아주 의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호르스트 제호퍼 독일 내무장관은 일간지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는 가능한 한 신속하게 피해지역에 대한 재정 지원을 할 계획이며 오는 21일 내각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폭풍과 폭우로 하천 수위가 높아지면서 인명피해가 커졌다고 전했다. 현재 물이 불고 주택이 추가로 무너지면서 실종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경찰은 실종자 수색을 위해 위기상황 핫라인을 설치해 주민들로부터 수색에 도움이 될 만한 영상과 사진을 받고 있다.

군은 피해가 큰 두 주에 걸쳐 4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해 구조 작업을 돕고 있다.

◇북미 서부, 1달째 살인 폭염으로 수백명 사망

북미 서부 지역도 연일 최고기온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서 폭염에 산불까지 겹쳐 큰 피해를 입고 있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거의 전역과 남서부 주요 도시들이 폭염 영향권에 있기 때문에 지역 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10일 오후 낮 최고 기온이 화씨 117도(섭씨 47.2도)까지 올랐다. 이는 이 지역 최고기온을 찍었던 1942년 7월24일과 같은 기온이다. 이외에도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데스밸리 지역은 섭씨 50도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어섰다.

미국과 캐나 등 북미 서부 지역은 지난 6월중순부터 열돔 현상으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으로 인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산불 진화에 나선 소방관 2명이 순직하기도 했다.

지난 9일 미 국립기상청(NWS)는 지난 한달간 북미 서부지역을 강타한 열돔 현상으로 평균기온이 화씨 72.6도(섭씨 22.6도)로 127년만에 가장 뜨거운 6월을 보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서 발생한 롱 로크 산불과 데릭슨 레이크 산불. © AFP=뉴스1

◇전문가들 "이상 현상 모두 기후변화 탓… 빠르게 대응해야"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라고 지적했다.

프레드 하터만 포츠담 기후변화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목격하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은 우리 예상과 일치한다”며 “우리는 이미 기후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폭우가 늘어나고 대홍수가 난 것처럼 비가 내리는 게 ‘뉴노멀’이 돼가는 만큼 녹지를 확대하는 등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기후 연구 단체인 세계 기상 원인 분석(WWA)은 “지구 온난화가 계속됨에 따라 극한 기후 현상이 과거보다 자주 나타날 것”이라며 “지구 온난화 현상의 빠른 진행은 우리의 건강과 복지, 생태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각국 정상들도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며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인도주의적 재난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는 국가의 비극"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명을 구하고 추가 위험 방지와 고통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4일 존 케리 미국 기후 특사를 만나 "기후 변화는 양국의 공통 관심사"라며 "러시아 정부는 파리협정 목표 달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기후 변화 관련 대화는 '탈정치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왼)과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 특사가 2021년 7월 12일 모스크바에서 회동했다. © AFP=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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