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같은 失政 반복..저능 또는 반역이다

기자 2021. 7.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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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황당무계한 방역 지침도 수두룩

‘죄인이 아닙니다. 살려 주세요’

자영업자들의 피눈물 절규 불러

실수도 계속하면 ‘고의’로 의심

폐해 확인된 정책 다수를 되풀이

국가와 국민을 배신하는 큰 죄책

‘저는 자영업자. 잘못한 게 없습니다. 살려주세요.’ ‘자영업자는 죄인이 아닙니다.’ ‘지금 상태로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코로나19 방역의 참담한 실패로 제4차 대유행까지 자초한 문재인 정부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침을 시행한 지난 12일부터 ‘# 살고 싶다’ SNS 시위에 나선 자영업자들의 피눈물 절규다. 문 대통령은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명시적 자책(自責)은 하지 않았다. 경질이 마땅할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기모란 방역기획관을 침묵으로 감쌌다. 청와대를 통해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선을 긋게도 했다.

방역도 챙긴다는 이 실장은 문 대통령의 ‘30년 친구’ 당선을 위한 선거범죄 혐의로 기소된 형사피고인이다. 기 기획관은 교수 시절에 친문(親文) 성향인 TBS ‘김어준의 뉴스 공장’에 출연해 “백신 확보는 중요하지 않다”고 선동한 장본인이다. 당시 대한의사협회장이 “기 교수는 과학적·의학적 근거와 원칙에 의해 방역 정책을 조언한 게 아니라, 정부정책을 정당화하는 근거만 만들어냈다”고 한 이유는 이 밖에도 수두룩하다. “혹세무민했고, 학문을 배신하면서까지 정권을 대변한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런 사람들과 어떤 힘을 합친다는 건가.

문 대통령의 “송구한 마음”을 진심이 아닌 것으로 들릴 수밖에 없게 하는 일은 더 있다. 4단계 지침의 상당수 내용은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차원도 넘어 황당무계하다. 대중교통 중에서 버스·전철은 만원(滿員)이어도 되고, 택시는 오후 6시부터 승객 2명 이하만 탈 수 있다. 비판이 쏟아지자, 하루 만에 “퇴근하는 직장 동료는 3명이 탔더라도, 1명씩 다른 곳에서 내리면 무방하다”고 둘러댔다. 샤워도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는 헬스장 등은 금지하고, 마스크를 쓰기 어려운 수영장에선 가능하게 했다. 21세기 문명국가의 정부라고 할 수도 없는 행태로, 빙산의 일각이다.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백신 혼란도 반복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모더나 백신 생산업체의 최고경영자(CEO)와 화상 통화한 후 “2000만 명분 도입을 앞당겨 2021년 2분기부터로 합의했다”고 자랑했으나, 백신 부족은 심각하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북한의 거듭된 거부조차 없던 일인 것처럼, 지난 6월 14일 오스트리아 국빈방문 기자회견을 통해 또 “북한이 동의한다면 북한과 백신 공급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위기 경고’마저 외면한 문 대통령의 ‘K-방역’ 자화자찬은 민·관(民官) 전반의 방역 경각심 해이로 이어져, 코로나 대유행 때마다 촉매제로 작용했다. 4차 대유행에 앞서 문 대통령은 “선진국들이 한국 방역 성과를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방역 완화를 예고하며 ‘과감한 소비 촉진 방안 시행’도 주문했다. 3차 대유행 직전엔 “드디어 백신과 치료제로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도 했다. 1차와 2차 대유행 당시도 다르지 않았다. 자화자찬이 부른 재앙을 확인하고도 반복해온 것이다. 코로나 확산의 실질적 차단보다 문 대통령의 “K-방역 성공” 자화자찬에 꿰맞추기에 급급해 ‘정치 방역’ 비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반복하면 판단력이 없을 만큼 저능(低能)이거나 다른 목적의 고의(故意)인 것으로 의심받는다. 국민 생명과 건강보다 개인적·정파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죄책은 반역(反逆)에 해당한다. 폐해가 확인된 실정(失政)을 더 반복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저능 또는 국가와 국민을 배신하는 반역이다. 문 대통령은 경제·안보·법치 등 전방위에 걸쳐 실패한 정책도 반복한다. 심지어 북한 정권이 “특등 머저리” “삶은 소대가리” 등 대놓고 욕설을 했어도, 여전히 비위 맞추기에 급급해한다. ‘안보 해체’ 우려도 아랑곳없다. 지난 6월 9일 진행된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도, 자유민주주의 세계의 한목소리 규탄 대상인 김정은에 대해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칭송했다. 문 정권 임기가 절반도 지나지 않았던 때부터 ‘신(新)고사성어’로 시중에 떠돈, ‘문 대통령 같은 대통령은 더 없었다’는 ‘전대미문(前代未文)’과 ‘두 번 다시 문 대통령 같은 대통령이 나와선 안 된다’는 ‘두문불출(杜文不出)’을 새삼 떠올리게 하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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