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靑 1급과 너무 다른 美 칸 영입

김남석 기자 2021. 7.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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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업체 페이스북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국 SNS 시장의 58.0%를 차지하는 시총 9983억 달러(약 1138조 원·14일 기준)의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이례적으로 기피 신청까지 하게 만든 대상은 2주 전 취임한 리나 칸 FTC 위원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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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국제부 차장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업체 페이스북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기피 신청서를 제출했다. 미국 SNS 시장의 58.0%를 차지하는 시총 9983억 달러(약 1138조 원·14일 기준)의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이례적으로 기피 신청까지 하게 만든 대상은 2주 전 취임한 리나 칸 FTC 위원장이었다. 페이스북은 빅테크에 대해 오랫동안 비판 입장을 보였던 칸 위원장이 반독점 사안을 객관적으로 처리하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역시 6월 30일 같은 이유로 칸 위원장에 대해 기피 신청을 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빅테크들을 떨게 한 칸 위원장은 파키스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올해 나이 32세다. 2017년 예일대 법학저널에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라는 96페이지 논문을 게재해 일약 학계 스타로 떠오른 그는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하다 FTC 106년 역사상 최연소 위원장에 발탁됐다.

인사는 ‘메시지’다. 임명권자는 인사를 통해 조직을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의지·철학·신념을 전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칸을 파격적으로 FTC 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빅테크의 불공정 행위를 철저히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백 마디 말보다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시장에 받아들여졌다. 메시지가 더 힘을 얻은 것은 칸 위원장의 ‘실력’ 때문이다. 그는 기업 반독점 행위를 감시하는 오픈마켓연구소 법률국장으로 활동하고, 로힛 초프라 FTC 위원의 법률자문관을 지냈다. 하원 법사위원회 반독점소위에서 빅테크의 시장지배력 남용 관련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실무 능력도 출중했다. 그는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수가 50 대 50으로 갈려 사사건건 충돌하는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69명의 ‘초당적’ 찬성을 끌어냈다. 칸 위원장 인사로 자신을 얻은 덕일까.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9일 기술·의약품·농업 등을 중심으로 반경쟁 관행을 단속하는 ‘미국경제의 경쟁 촉진에 대한 행정명령’에 전격 서명했다.

칸 위원장 임명 6일 뒤 한국에서도 눈길을 끄는 인사가 단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1996년생으로 올해 25세인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청년비서관에 임명했다. 문 정부 최연소 비서관 임명이었다. 불행히도 메시지는 딱 거기까지였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그는 정당에서 임명직 당직을 맡은 것 외에는 사회 경험이 전무했다. 험난한 취업시장에 뛰어든 적도, 제대로 된 청년 정책을 제시한 적도 없는 그를 1급 비서관에 임명한 것을 두고 청년들은 “불공정” “인재영입 쇼” 등의 분노를 쏟아냈고 ‘박탈감닷컴’사이트까지 만들어졌다. 여론의 역풍에 청와대는 사과나 해명 대신 이철희 정무수석이 나서 “니들(국회 보좌관)은 시험으로 뽑았냐” “마냥 1급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잠시 있다 가는 것” 등 성글고 거친 속내를 드러냈다. 따지고 보면 문 정부 출범 이후 인사 실패를 사과한 적이 거의 없다. 실패가 없다 여겨서일까. 뼈아픈 반성도, 실패에서 얻은 교훈도 없다. ‘인사만사(人事萬事)’라는데 성공한 인사 없이 성공한 정부가 될 리 만무하다. 문 대통령은 훗날 ‘인생 인사’라고 꼽을 만한 이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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