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고립된, 깨끗한 섬.. 난민과 기후위기를 말하다

기자 2021. 7. 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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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독자들이 표지를 볼 때 들이는 시간은 얼마 정도일까.

'마지막 섬'을 읽는다면 책장을 넘기기 전에 고요한 표지를 펼쳐 의미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글 없는 그림책인 '마지막 섬'도 고립된 난민의 삶을 다룬다.

이지현 작가는 '마지막'과 '섬'이 의미하는 절박함을 이 책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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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섬 | 이지현 지음 | 창비

그림책 독자들이 표지를 볼 때 들이는 시간은 얼마 정도일까. ‘마지막 섬’을 읽는다면 책장을 넘기기 전에 고요한 표지를 펼쳐 의미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권한다. 짙고 푸른 울창한 나무들은 밑동이 물에 잠겨 있다. 먼 곳을 바라보는 노인의 얼굴에 근심이 서려 있다. ‘마지막 섬’이라는 오목한 네 글자는 활자가 눈썹처럼 가늘어서 장차 펼쳐질 위태로운 상황을 예고하는 것 같다. 새들의 날갯짓도 불안해 보인다.

이 작품에서 섬은 두 가지 상반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고립돼 있다는 의미에서 절망의 섬이고 보존돼 있다는 점에서 희망의 섬이다. 이탈리아의 남단에 ‘람페두사’라는 섬이 있는데 지도를 보면 유럽 본토에서 상당히 먼 바다 한복판에 동떨어져 있는 섬이다. 한때 무인도였다가 관광객이 드나들면서 가치가 재발견됐다. 그리고 2015년 이후 내전과 가난을 피해 약 9500명의 난민이 이 섬에 도착했고 그중 어린이가 1000여 명에 이른다. 람페두사 섬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염려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인류애도 절망과 함께 섬에 유배된 것 같다. 국제아동도서협의회(iBBY) 이탈리아에서는 이 섬에 방치된 어린이들을 위해서 ‘소리 없는 책(silent book)’ 프로젝트를 벌이며 글 없는 그림책을 보내고 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책을 읽고 자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활동이다. 글 없는 그림책인 ‘마지막 섬’도 고립된 난민의 삶을 다룬다. 그가 동물들과 함께 흔드는 악기와 고향에서 가져온 옷은 두고 온 터전에 대한 그리움을 보여준다.

이곳이 공해, 오염과 분리된 희망의 섬이라는 점은 역설적이다. 섬은 푸르지만 노인이 저만치 바라다보는 대륙에서는 끊임없이 매연이 올라온다. 물고기와 새들이 풍요를 누리는 마지막 섬이 유일하게 남은 초록이다. 그러나 기후 위기가 습격하면서 섬이 잠기고 어떤 생명도 더 이상 그 섬에 살 수 없다.

이지현 작가는 ‘마지막’과 ‘섬’이 의미하는 절박함을 이 책에 담았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라는 말은 주인공인 난민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의 문제다. 그런데 침몰할 때까지 우리가 하나라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다. 작가는 기후 걱정도 난민의 고통도 외딴 섬에 보내놓고 태평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육중한 경고를 보낸다. 당장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마지막 섬은 우리 자신이 될 것이라고. 48쪽, 1만3000원

김지은 서울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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