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픽] '코로나19 걸린 프로야구'

한보선 2021. 7. 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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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앵커]

주요 이슈를 골라 이해하기 쉽게 키워드로 풀어보는 뉴스픽 시간입니다.

보도국 한보선 기자 나와 있습니다.

한 기자, 오늘의 첫 번째 키워드 뭔가요?

[기자]

'코로나19 걸린 프로야구' 입니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 선수 세 명이 최근 코로나19에 확진됐습니다.

다른 선수 15명, 코치진 10명도 자가격리 대상이 됐는데요.

당시 같이 경기했던 두산 선수들도 2명이 확진됐고 선수 17명, 코치진 14명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KBO 이사회는 12일 회의를 열고, 정상적인 경기가 어렵다고 판단해 리그를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렇게 시즌 도중 리그 자체가 중단된 건 한국 프로야구 출범 40년만에 처음 있는 일입니다.

[앵커]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군요.

NC 선수들의 코로나 확진 과정에도 적잖은 문제가 있었다고요?

[기자]

지난 7월 5일 밤, 박민우,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 선수는 서울로 원정 온 숙소에서 일반인 여성 두 명과 술자리를 가졌는데요.

그 자리에 있던 여성 두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서 올림픽 대표팀이라 미리 백신을 맞은 박민우 선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세 명의 선수가 감염됐습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방역 수칙도 어겼고, 확진 판정까지 받게 된 겁니다.

논란이 커지자 박민우는 올림픽 국가대표 자격을 반납하기로 했고요.

박석민은 사과문을 통해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사실을 인정했고, 역학조사에서도 사실대로 답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런데 역학조사를 진행한 강남구청의 말은 달랐습니다.

"확진된 선수들과 여성들이 역학조사에서 이 모임 자체를 숨겨서 동선을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이들을 감염병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앵커]

방역 수칙을 어기고, 확진 판정에, 동선을 숨기는 거짓말까지.

화가 나는데요.

[기자]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문제의 술자리를 가진 다음 날, 구단 유튜브에는 "원정 숙소에서 뭐해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옵니다.

술자리에 참여했던 박석민, 박민우, 이명기, 권희동이 등장하는데요.

원정가면 숙소에서 뭐 하냐는 질문에 "자야죠", "잡니다", "힘들어서 뭘 할수가 없어요. 코로나도 있고", "책 봐요" 모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처럼 앞뒤가 다른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고, 야구 팬들은 "팬을 기만하는 거냐"며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있는 상탭니다.

[앵커]

팬들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앞으로 리그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기자]

원래는 18일에 전반기를 마치고 24일 올스타전을 치르고 8월 9일까지는 도쿄 올림픽으로 인한 휴식기를 갖는 일정이었는데요.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30경기를 뒤로 미루기로 했습니다.

즉, 전반기를 일주일 앞서 끝내는 겁니다.

이 결정을 두고도 논란이 있는데요.

KBO가 올 시즌에 앞서 코로나19에 대비해 야심차게 마련한 58쪽에 달하는 매뉴얼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앵커]

코로나19에 대비해 규정을 짰는데, 그 규정과 다르다는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매뉴얼에 따르면 구단 내 확진자와 자가격리 대상자 인원 수와 상관없이, 그 자리를 대체 선수로 채워 리그를 소화해야 합니다.

물론 엔트리 등록 미달 등 리그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을 때에는 중단을 논의할 수 있다고 예외 조항을 두긴 했지만요.

대표팀에 발탁돼 백신을 맞은 선수와 2군 선수들을 활용한다면, NC와 두산이 이 예외조항을 적용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는 게 보편적인 시각입니다.

또 지난해, 한화에서도 2군 선수 중 확진자가 나온 적이 있었잖아요.

당시 2군 선수단 전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바람에 2군 자원을 활용할 수 없었지만 한화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상황에 맞게끔 1군 전력을 운영해 시즌을 완주한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야구 팬들 사이에서는 "형평성에 어긋난다", "특정 팀 봐주기 아니냐"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간스포츠 취재 결과, KBO 이사회에서 NC와 두산뿐 아니라 최소 6개 구단이 리그 중단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앵커]

확진자도 없는데, 왜 중단을 요구했을까요?

[기자]

최근 경기 일정이 빡빡했거나, 새로운 선수가 합류하는 등 리그 중단이 자신에게 유리한 구단들은 중단을 주장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상승 흐름을 타던 기아같은 팀에게는 불리한 결정이 되겠죠.

또, KBO는 올스타전과 도쿄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은 고척돔에서 무관중으로 치르겠다고 발표했는데요.

리그는 안전을 문제로 중단하고, 많은 선수가 실내 경기장에서 모이는 경기는 개최하겠다는 게 모순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가을야구가 아닌 겨울야구, 애꿎게 강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다른 구단들까지.

NC 선수들의 안일한 마음가짐이 프로야구 전체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픽이었습니다.

한보선 기자 (1steps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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