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노조, 이준석 폐기론에 "통일한국, 분명 다를 것..미래뺏는 과오 말라"

김미경 2021. 7. 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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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성명서 내 성과주의 발상 전면 비판
야권 부처 폐지론 제기에 강한 유감 표명
"분단-통일 한국 달라, 미래세대 기회의 장"
이준석 겨냥 "2030세대 기회 뺏는 모순"
통일부도 이를 계기로 새롭게 거듭나야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통일부 공무원노동조합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제기한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헌법적 가치를 모욕하는 언사를 중단하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아울러 통일부처의 존폐 문제는 “전략적 이해와 편협한 성과주의적 발상에 의한 즉흥적 언사로 논의될 사안이 아니”라면서 이 대표의 공정으로 포장된 능력주의를 전면 비판했다.

통일부 노조는 14일 전날 “야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통일부 폐지 주장에 대해 강력한 유감과 우려를 표명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먼저 노조는 통일부의 역할론과 존재 이유를 들며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 대표의 지적에 대해 요목조목 반박했다. 노조 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민족적 과업이고 시대적 소임이자, 숭고한 목적”이라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헌법에 따라 통일을 지향하고 평화적 통일정책을 추진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사명과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통일부가 존재한다”고 했다.

이인영(왼쪽) 통일부 장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연합뉴스).
또한 통일된 한국의 달라질 위치와 중요성에 대해서도 명시했다. 노조는 “OEDC는 분단된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곧 꺼진다는 보고서를 냈고, 골드만삭스는 통일된 한국이 독일과 일본을 추월하고 세계 두 번째 국가가 된다는 예측보고서를 냈다”면서 “분단된 한국과 통일된 한국은 분명히 다르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이자 크나큰 기회의 장이 될 통일한국을 위해 하나 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일부 폐지 입장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이 대표를 겨냥한 듯 “표면적으로는 2030세대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실상은 미래세대의 기회를 빼앗는 모순된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며 “더 이상 통일한국의 무한한 가능성을 저버리고 폄훼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노조는 “일관된 통일정책의 추진을 통해 미래세대를 위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앞당겨질 수 있도록 지혜의 힘이 모아지길 희망한다”며 소모적 논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통일부도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며, 남북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앞당기기 위해 통일부 기능을 강화하되, 지속가능한 통일정책 발굴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면서 “이것이 통일한국을 앞당기는 길이자 평화롭고 번영된 조국에서 살아갈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진전성 있는 행동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통일부 존치 논란은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발언으로 불거졌다. 그는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외교의 업무와 통일의 업무가 분리돼 있는 것은 비효율일 수 있다”면서 폐지론을 띄웠다.

이에 대해 이인영 통일장관은 곧바로 “국민의힘 당론인지 묻고 싶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후 이 대표와 이 장관은 SNS를 통해 장외설전이 벌었다. 통일부도 “통일부는 평화 통일을 지향하는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을 구현하고,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고, 남북 간 평화 공존과 공동 번영을 앞당기기 위해 존속되는 게 마땅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다음은 ‘국가공무원노동조합 통일부지부’ 성명서 전문이다.

헌법적 가치를 모욕하는 언사를 중단하라!

-전략적 이해와 편협한 성과주의적 발상에 의한 즉흥적 통일부 폐지 주장을 규탄한다-

통일부공무원노동조합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통일부 폐지 주장에 대해 강력한 유감과 우려를 표명한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민족적 과업이고 시대적 소임이며, 숭고한 목적이다. 대한민국정부는 헌법에 따라 통일을 지향하고 평화적 통일정책을 추진할 의무가 있다. 이러한 사명과 책무를 이행하기 위해 통일부가 존재한다.

통일부 존폐의 문제는 전략적 이해와 편협한 성과주의적 발상에 의한 즉흥적 언사로 논의될 사안이 아니다.

OEDC는 분단된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곧 꺼진다는 보고서를 냈고, 골드만삭스는 통일된 한국이 독일과 일본을 추월하고 세계 두 번째 국가가 된다는 예측보고서를 냈다. 분단된 한국과 통일된 한국은 분명히 다르다. 우리는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희망이자 크나큰 기회의 장이 될 통일한국을 위해 하나된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2030세대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실상은 미래세대의 기회를 빼앗는 모순된 인식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더 이상 통일한국의 무한한 가능성을 저버리고 폄훼하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통일은 수많은 자신과의 싸움 끝에 결승선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볼 수 있는 마라톤처럼 수많은 굴곡과 좌절 속에서 인내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통일을 향한 긴 여정에서 근시안적 성과에 집착해 통일부 존재를 운운하면 안되는 이유이다.

통일부도 이번 일을 계기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헌법정신을 구현하고 분단의 상처를 치유하며, 남북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을 앞당기기 위해 통일부 기능을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통일정책을 발굴하는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이것이 통일한국을 앞당기는 길이며 평화롭고 번영된 조국에서 살아갈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진전성 있는 행동일 것이다.

통일부공무원노동조합은 다시 한번 통일부 폐지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강력한 유감과 우려를 표명하며, 이와 관련된 소모적 논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일관된 통일정책의 추진을 통해 미래세대를 위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 앞당겨질 수 있도록 지혜의 힘이 모아지길 희망한다.

2021년 7월13일

국가공문원노동조합 통일부지부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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