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윤석열 '자유민주주의'는 '냉전 자유주의' 아니다"
[경향신문]
야권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근 만난 최장집 명예교수가 “윤 전 총장이 말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과거 ‘냉전 자유주의’와는 다르다”면서 “보수 주자로 분류되는 윤 전 총장이 자유주의를 강조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최 명예교수는 14일 기자와 통화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유주의 기반 없이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서기 어렵다는 게 윤 전 총장의 생각인데, 전적으로 옳은 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서는 “보수 주자로 보수 정당을 통해 정치를 하고 대선에 나가는 것이 원칙적인 방향”이라며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고 관측했다. 최 명예교수는 지난 12일 윤 전 총장과 서울 한 식당에서 비공개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어떻게 만나게 됐나.
“윤 전 총장과 절친인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잘 지내는 사이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동료 교수다. 이 교수 주선으로 만나게 됐다.”
- 윤 전 총장이 강조하는 자유민주주의 어떻게 보나
“내가 말하는 자유주의와 차이가 없다. 자유주의가 헌법의 중요한 기반인데 제대로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자유주의 없이 민주주의가 건강하게 서기 어렵다는 게 윤 전 총장의 이야기고, 전적으로 옳은 소리라고 본다.”
- 윤 전 총장이 ‘자유’를 강조하면서 보수 편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냉전, 반공주의 시대를 경험한 탓에 한국사회에서 자유주의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여러 측면에서 자유주의를 이해해야 하고 (노동·소외계층 관심 등) 모자란 부분도 사려깊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자유주의가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상황에서, 보수가 수용해야 하는 이념이 자유주의라는 얘기도 했다. 윤 전 총장도 그런 부분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 대담에서 문재인 정권 ‘적폐청산’ 비판을 두고 윤 전 총장에게 쓴 소리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그런 의미는 아니다. 검찰 시절 윤 전 총장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민주주의 원칙과 충돌했던 앞선 정부의 행태들을 법 집행이라고 할까 그런 측면에서 수사한 것 아니냐. 그런 부분들을 내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면 만날 이유도 없었다.”
- 국민의힘 입당 등 현안에 대한 조언도 했는지.
“테크니컬한 부분은 얘기하지 않았다. 촛불 이후 민주당 정부에서 양극화, 사회갈등이 너무 커졌는데 이런 부분들을 무엇으로 넘어설 수 있는지 같은 데에서 내 의견을 전한 거다.”
- 입당 여부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는가.
“보수 정당이 위기 상황에서 재정비를 하고 대선에 임하는 전환기인데, 보수 주자라면 이 정당을 통해서 정치 하고 대선에 나가는 것은 원칙적인 방향이라고 본다. 그렇게 되리라고 본다.”
- 적극적으로 윤 전 총장 도울 계획은.
“그런 건 다음에 생각할 문제다. 이번 대화에서 구체적인 정치는 생각 안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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