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1위 한샘, 매물로..IMM 인수 유력

안병준,박창영 2021. 7. 13.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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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20% 안팎, 매각가 1조원대 예상..IMM이 품을까
이르면 14일 인수후보 결정

국내 대표 가구업체 한샘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온 가운데 IMM 프라이빗에쿼티(PE) 등 PEF(사모펀드) 운용사들이 유력 인수후보로 꼽히고 있다. 한샘 경영진은 이르면 14일 인수자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IMM PE를 비롯한 PEF 운용사, 대기업 등과 매매 협상을 진행 중이다. 조창걸 명예회장 지분 15.45%와 특수관계자 지분을 묶어 20~30%를 거래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관사를 따로 두지 않고 회사 측이 직접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거래 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1조5000억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매각 측은 20만원 안팎의 지분 가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13일 종가인 11만7500원의 두 배 수준이다.

한샘은 국내 홈인테리어 분야 대표 기업으로 꼽힌다. 1973년 설립된 이래 국내 인테리어, 가구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해왔다. 1990년대 중반까지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시장에 차례로 진출했다. 1997년에는 인테리어 사업에 본격 진출하며 직매장을 열었다. 2002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13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7652억원이다.

한샘의 매각이 논의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39년생인 조 명예회장의 자녀들이 모두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후계 이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가족이라도 적임자가 아니라면 경영권을 승계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왔다. 이에 약 3년 전부터 다수 원매자와 협상을 벌였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번번이 무산됐다. 주요 주주 중 특수관계자가 20인이 넘어 지분 구조가 복잡한 점도 그간 거래를 어렵게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더 이상 가구업계 절대 강자가 아니라는 점도 매각에 걸림돌이 됐다. 한샘은 해외 업체,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과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스웨덴 이케아는 젊은 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매장을 늘려가고 있으며, 오늘의집 같은 온라인 인테리어 플랫폼의 도전도 거세다. 2위 업체 현대리바트 역시 나날이 격차를 좁히고 있다.

최근 논의가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가구·인테리어 시장 호황 덕분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집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구업체의 실적이 좋아졌다. 한샘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1.7% 급증한 2조674억원을 기록했다. 한샘이 2조원 이상 매출을 찍은 것은 3년 만이다.

PEF 운용사가 한샘 인수에 성공한다면 이 기업 ESG(환경·책임·투명경영) 지표를 개선함으로써 차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한샘은 여러 차례 구설에 휩싸이며 주가가 약세를 이어온 것으로 평가받았다. 성 추문, 대리점 상대 갑질 논란,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겪으며 기업 이미지가 악화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 실적에 비해 ESG 지표가 낮았던 한샘이 PEF들에 관심을 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인수후보로 꼽히는 IMM PE는 운용자산(AUM)이 6조원에 달하는 국내 대표 PEF 운용사다. 한샘 인수에는 지난해 조성한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모금을 먼저 하는 펀드) '로즈골드 4호'를 활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한샘은 여전히 대기업, PEF 운용사 등 다수 인수후보들과 개별적으로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가구업계에서는 어느 쪽이 인수하든 한샘의 정보기술(IT)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한샘은 인테리어 시장의 미래가 IT에 달려 있다고 보고 '스마트홈'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사물인터넷 전문 벤처기업 '고퀄'에 30억원을 투자한 것이 대표 사례다. 고퀄은 스마트 전동커튼, 스마트 홈카메라, 스마트 조명 등 스마트홈을 구현할 수 있는 여러 제품을 개발하고 이를 연동할 수 있는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을 운영·개발하는 기업이다. 고퀄이 2019년 론칭한 홈 IoT 브랜드 '헤이홈'은 사용자가 25만명에 달한다. 한샘은 고퀄 이외에도 여러 스마트기기 역량을 자사 리모델링 사업인 '한샘리하우스'에 접목해 '스마트홈 원스톱 패키지'를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안병준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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