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국 겨냥 "백신 같은 인도지원 구실로 내정간섭 말라"

박은경 기자 2021. 7. 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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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북한 김일성 주석 사망 27주기인 지난 8일 북한 주민들이 형형색색의 마스크를 쓴 채 평양의 만수대에 있는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미국을 겨냥해 코로나19 백신 같은 인도적 지원을 구실로 인권문제 등 내정 간섭을 하려 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강현철 국제경제·기술교류촉진협회 상급연구사 명의의 글에서 코로나19 대유행과 이로 인한 전 세계적 경제난을 언급하면서 “인류의 불행과 고통을 불순한 정치적 목적을 실현하는데 악용하려는 움직임들이 나타나 국제사회의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미국을 겨냥했다.

강 연구사는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이란 다른 나라들을 정치·경제적으로 예속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며 “인도주의 지원은 그 어떤 경우에도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악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인도주의 지원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외우곤 하는 인권 문제는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간섭을 실현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며 “많은 나라는 미국의 ‘원조’와 ‘인도주의 지원’에 많은 기대를 걸다가 쓰디쓴 맛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 글은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비롯한 미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나왔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미국이 백신 지원도 인도주의적 차원이 아니라 대중견제용으로 활용하려는 데 대해 중국을 대신해 쓴소리하는 것일 수도 있고, 순수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이라면 미국과 백신 지원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간접적인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당초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로부터 백신 199만2000회분을 배정받아 5월까지 170만4000회분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공급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북한이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국제요원 입국을 거부했으며 저온 유통체계인 콜드체인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국제 사회의 제안도 받아들이지 않아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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