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공포에 휩싸인 유럽… 국경 닫고 야간통금 다시 부활

파리/손진석 특파원 2021. 7. 1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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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타 “백신 안 맞은 외국인들 입국 전면 차단하겠다” 발표
몰타 발레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 각국이 봉쇄 수위를 다시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봄에는 확진자 감소와 맞물려 방역 규제를 낮추는 흐름을 보였지만 델타 변이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이달 들어 영업시간 제한, 야간 통행금지 등의 조치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지중해 섬나라 몰타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외국인의 입국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크리스 펀 몰타 보건부 장관은 9일(현지 시각) 기자회견을 열어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오는 14일부터 EU 27회원국 및 영국이 발급한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가진 사람만 입국이 허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13일까지는 백신 접종을 완료하거나 입국 직전 48시간 사이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받고 음성 결과를 제시하면 몰타에 입국할 수 있다. 하지만 14일부터는 PCR 검사가 음성으로 나오더라도 백신 접종이 완료되지 않았다면 입국이 원천 차단된다. 감염 여부와 무관하게 입국을 전면 거부하는 것은 유럽에서 첫 사례다. 상당수 유럽 국가는 PCR 테스트가 음성으로 나올 경우 입국을 허용하는 것과 다르다. 몰타는 또 13일까지는 14일부터 미국을 비롯한 비(非)유럽 국가로부터의 입국은 백신 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사실상 금지하기로 했다. 몰타의 확진자는 지난 6일 12명이었지만 10일에는 109명으로 나흘 만에 9배 증가했다.

넓이 316㎢인 몰타는 강화도(302㎢)와 엇비슷한 크기에 인구 50만명인 관광 국가다. 수도 발레타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관광객뿐 아니라 어학 연수생이 몰려 드는 것도 델타 변이 확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U 회원국 중 영어가 공용어인 나라는 몰타와 아일랜드뿐이다.

9일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가 식당, 술집의 영업시간 제한을 중심으로 부분 봉쇄 조치를 도입한다는 방역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EPA 연합뉴스

몰타뿐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들도 방역 제한 조치를 다시 도입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9일부터 모든 식당·술집의 영업을 자정까지로 제한했다. 야외 행사는 1000명, 실내 행사는 500명으로 인원을 제한했다. 축제는 1.5m 간격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하루만 열도록 했다. 네덜란드는 방역 규제를 전면 해제한 지 2주 만에 이 같은 부분 봉쇄령을 다시 도입했다. 10일 네덜란드 확진자는 1만283명으로서 일주일 전인 지난 3일(1125명)과 비교해 9배쯤 증가했다.

지역별로 방역 규정이 다른 스페인에서는 각 지방정부가 속속 봉쇄 조치를 다시 도입하고 있다. 카탈루냐 지방정부는 지난 9일부터 나이트클럽 영업을 금지했다. 아라곤 지방정부는 식당·술집의 영업을 밤 11시까지로 제한했다. 남유럽에서 델타 변이가 가장 많이 확산된 포르투갈에서는 지난 2일부터 밤 11시~오전 5시 사이 야간 통행금지를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델타 변이가 우려된다며 스페인과 포르투갈 여행을 자제할 것을 자국민들에게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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