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노무현 탄핵때 편향 보도.. KBS 내부서도 "권력 하수인"

노석조 기자 2021. 7. 10. 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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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들, 병역 면제 받으려 미국 시민권 취득하기도

청와대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장에 정연주(75) 전 KBS 사장을 임명할 움직임을 보이자, 야당은 9일 “국민 눈높이에 크게 못 미치는 인물”이라며 “철저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고 했다. 방심위원장은 방송 공정성과 객관성을 최종 심의하는 자리인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에 준하는 공개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등에선 정 전 사장에 대해 정치 편향성을 지적해왔다. 정 전 사장은 2002년 한겨레 신문 논설주간으로 근무할 때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칼럼을 여럿 썼다. 그러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자 2003년 KBS 사장에 임명됐다. 당시에도 친노(親盧) 성향인 그가 공영방송 수장이 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야당은 물론 학계에서도 제기됐다. 실제로 ‘정연주 KBS’는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사태 때 14시간 생방송으로 탄핵에 반대하는 내용을 방송하며 논란이 일었다. KBS ‘대통령 탄핵-대한민국 어디로 가나’ 등 긴급 편성된 프로그램에서 탄핵 반대와 찬성 인터뷰가 ’31대1′ 비율로 나갔다. KBS 내부에서 “어느 정권보다 철저히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했다”고 공개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정 전 사장을 두고는 ‘내로남불’ 논란도 제기됐다. 그는 2003년 대선 때 한겨레 논설주간으로 있으면서 “현역 3년 꼬박 때우면 빽 없는 어둠의 자식들, 면제자는 신의 아들” “병역 면제는 미국 국적 취득과 함께 특수 계급이 누려온 특권적 행태” 같은 글을 쓰면서 이회창 후보의 아들 병역 문제를 집중 비판했다. 하지만 이 후보 아들 병역 비리 의혹은 사기꾼 김대업이 지어낸 거짓말이었다. 게다가 그가 KBS 사장에 임명된 뒤 자신의 두 아들은 미국 국적자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그의 차남은 대한민국 국적까지 포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자신과 남에 대한 잣대가 판이한 정 전 사장이 방송을 심의한다면 공정한 심판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정 전 사장을 겨냥해 최근 방심위원장을 국회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하는 이른바 ‘정연주 방지법’을 발의했다. 박 의원은 “현 정권이 정 전 사장 내정을 강행한다면 정치적 편향성은 물론 도덕성까지 국회에서 두루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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