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확진자 더 늘어날 듯..수도권 4단계, 현 상황서 불가피"

유영규 기자 2021. 7. 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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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결국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최고 단계인 4단계가 적용됩니다.

4단계 조처가 적용되면서 서울, 경기, 인천에서는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이 모일 수 없습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근 확진자 발생 양상을 고려할 때 4단계 적용은 불가피한 조처라고 평가하면서 7월 한 달간 '숨은 감염자'를 빠르게 찾아내고 접종률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오늘(9일) 언론 통화에서 "4단계 조처는 방역상으로 큰 이점이 있을 것"이라며 "생활권이나 풍선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수도권 전체에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미 지역사회 내에 감염이 퍼져 있는 터라 확진자 수를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 상황을 보면 확진자가 소폭 더 증가해 다음 주에는 지금보다 더 많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다음 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가 1천500명 수준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 개입해야 2주 정도 뒤에는 환자 발생이 감소 추세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현 수준의 방역 상태를 유지하면 방법이 없다"며 "지금은 (4단계 격상) 그거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서울, 경기, 인천은 맞닿아 있는 만큼 함께 격상하는 게 맞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오후 6시 이후 '야간 이동 제한' 조치가 이뤄지면 효과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4단계에서는 낮 시간대에 지인, 친지, 직장 동료들과 4명까지 만날 수 있지만 오후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가능합니다.

필수적인 활동은 그대로 하되, 일과 후에는 가급적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취지입니다.

김 교수는 "단계 격상 자체가 국민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강력한 만큼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꼭 필요하지 않지만 그래도 만나야지' 생각했던 모임, 행사 등에 확실히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 교수는 "접촉량 자체를 감소시키는 게 방역 측면에서는 통계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강도 높은 조처가 이뤄지는 만큼 '후속 대응' 또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야간 이동 제한은) 매우 강도 높은 조치이기에 계속 할 수는 없다"며 "4단계 조처가 끝난 뒤 어떻게 방역을 완화하거나 다른 조처로 이행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상황이 더욱 악화할 경우를 대비해 추가 단계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천 교수는 앞으로 2주간 확산세가 잡히지 않을 경우를 가정해 "'울트라 5단계'를 만들어 '록다운'(봉쇄) 수준을 검토해야 한다"며 "4단계를 계속 연장할 수도 있지만 더 강력한 '시그널'(신호)을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7월 한 달 상황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 교수는 "필요하지 않은 만남은 줄이고 외출을 제한해 지금의 유행 상황을 감당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지금의 4차 유행이 '마지막 고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4차 유행이 다시 온 것은 6월 중순부터 거리두기 준수 등이 해이해진 영향"이라며 "우리가 1년 반 동안 유지했던 거리두기의 기본 원칙이 최소한 9월, 예방 접종이 충분히 이뤄질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정 교수는 "고위험군 백신 접종을 하루빨리 완료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는 "50대 연령층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접종 정책에서 '선택과 집중'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살펴보고 60세 이상 국민 가운데 접종하지 못한 이들에게 다시 접종 기회를 주는 부분 등도 사회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천 교수는 특히 최근 확진자가 늘고 있는 젊은 층을 향해 "젊은 층들은 증상 자체가 경미한 경우가 많지만 검사를 빨리 받지 않고 치료가 늦어지면 치명적일 수 있다"며 "본인뿐 아니라 가족을 위해서도 개인적 방역에 철저히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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