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핑 키우는 '붉은 자본주의'
“외부에선 중국이 뭘 하든 과대 해석합니다. 미국이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규제하듯 중국도 독과점 기업을 규제할 뿐인데, 마치 민간 부문을 국가가 대체하고자 한다고 과장하죠. 때론 중국이 뭘 하든 미움받는다는 생각도 들어요.”
최근 화상 인터뷰를 한 중국의 한 저명 경제학자의 얘깁니다. 그는 공산당의 민간 기업 통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에 억울함을 토로했습니다.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기업들을 ‘규제’하는 것일 뿐인데 그 주체가 공산당이란 이유로 꼬아서 바라본다는 취지였습니다.
중국 당국의 묵인 하에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시장을 집어삼킨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반독점 규제가 전 세계적인 현상인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창업자가 정부의 금융 시스템을 비판한 뒤 상장을 이틀 앞둔 회사의 상장 절차가 무기한 중단되거나, 창업자가 몇 달간 자취를 감추는 일은 중국이 아니고선 보기 드문 일입니다. 민영 기업인을 ‘공산당의 장기 집권을 위해 단결하고 의지해야 할 역량’이라고 정의하는 곳도 중국 외엔 찾기 어렵습니다.
당분간은 중국에서 당이 주도하는 ‘붉은 자본주의’가 꺾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거대한 내수시장 덕분에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도 한껏 몸을 낮추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당의 방침과 어긋나면 언제든 시장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혁신을 시도하는 젊은 기업인은 사라져 갈 것입니다.
최근 중국 젊은 세대 사이에 ‘탕핑(躺平·똑바로 드러눕는다)주의’가 퍼지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탕핑주의는 ‘쓸데없이 노력하지 말고 최소한의 생계만 유지하자’는 생활 태도입니다. 공산당은 관영언론을 통해 ‘탕핑은 부끄러운 일’이란 훈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붉은 자본주의가 지속하는 한, 탕핑을 선택하는 청년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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