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폭스바겐·BMW에 1조 2천억 원 담합 과징금 부과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현지시간으로 8일 폭스바겐 그룹과 BMW 등 주요 독일 자동차 회사가 디젤 자동차 배출가스 정화 기술 개발과 관련한 담합을 했다면서 8억7천500만 유로(약 1조1천90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EU 집행위는 이날 폭스바겐 그룹(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BMW, 다임러가 질소산화물 정화 부문에서 기술 개발과 관련한 담합으로 EU 반독점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이같이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BMW에는 3억7천300만 유로(약 5천74억원), 폭스바겐 그룹에는 5억200만 유로(약 6천836억원)가 부과됐습니다.

다임러는 이 같은 담합의 존재를 EU 집행위에 알려 과징금을 부과받지 않았습니다.

EU 집행위는 이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디젤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장치인 SCR(선택적촉매환원장치) 개발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정기적인 기술 회의를 했으며, 이 회의에서 이 기술과 관련한 경쟁을 피하기로 담합했다고 밝혔습니다.

BMW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를 통해 '애드블루'(AdBlue)로 알려진 요소수의 탱크 크기 등에 대해 합의를 이뤘습니다.

요소수는 디젤차의 SCR 시스템에 사용되는 촉매제로, 질소산화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합니다.

EU 집행위는 이 같은 행위는 2009년 6월부터 2014년 10월까지 5년에 걸쳐 이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EU 집행위는 모든 당사자가 이 같은 담합에 관여한 것을 인정했으며, 합의에 동의했다고 밝혔지만, 폭스바겐은 "EU 집행위가 기술적 협력을 반독점 위반으로 취급한 것은 처음"이며 피해를 본 고객이 없는데도 과징금이 부과됐다면서 법적 대응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고정현 기자yd@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