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쓴 치약 보내주세요"..아프리카 아이들 돕는 프랑스 초등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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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어릴 때 1.5kg짜리 폐품을 가슴에 안고 끙끙대며 서울 대치동 언덕을 올라 학교에 갔던 기억이 있다.
작년 12월 '토고의 미래' 협회는 지역 초등학교에 방문해 토고 아이들의 삶을 설명하고 치약과 칫솔로 어떻게 그들을 도울 수 있는지 알려주며 아이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기 위해 프랑스 초등학생들은 매년 힘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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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품을 모아 위험에 노출된 토고 아이들 지원
재활용품 5kg으로 아프리카 아이들의 25인분 식사 가능
필자는 어릴 때 1.5kg짜리 폐품을 가슴에 안고 끙끙대며 서울 대치동 언덕을 올라 학교에 갔던 기억이 있다. 선생님은 저울에 무게를 달아 학생들이 열심히 폐품을 모았는지 체크했다. 운동장 한 가운데 산처럼 쌓여있던 폐품을 포클레인이 트럭으로 옮기던 모습도 생생하다. 그렇게 열심히 모은 폐품은 고물상에 팔아 학교 운영을 위해 사용됐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현재는 다 쓴 칫솔과 치약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학교에서 알림장을 통해 칫솔과 치약을 보내달라고 했기 때문이다.
퐁뜨네 수 브와(Fontenay-sous-bois)를 포함해 프랑스 4개 지역에는 서아프리카 토고의 아이들을 돕는 비영리 단체 '토고의 미래(Avenir Togo, 1996년 설립)'가 위치해 있다. 캐나다의 '토고의 미래' 협회와 함께 기금을 모아 토고에 있는 '르 카스트(Le CAST-Centre d'Action Sociale au Togo, 1995년 설립)'에 전달하고 있다. 가난한 아프리카 땅의 아이들이 먹을 수 있고 배울 수 있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재활용품 수거 업체인 '테하시클르(TERRACYCLE,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회사)'를 통해 재활용품 무게를 측정한 뒤 수표로 지급하는데 재활용품 5kg은 아프리카 아이들 25명의 식사를 지원할 수 있다.

◆'토고의 미래' 협회에서 초등학교에 방문해 협회 일을 설명하고 있다. ©Avenir-Togo-94 페이스북
작년 12월 '토고의 미래' 협회는 지역 초등학교에 방문해 토고 아이들의 삶을 설명하고 치약과 칫솔로 어떻게 그들을 도울 수 있는지 알려주며 아이들의 자발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프랑스 초등학생들도 토고 아이들의 삶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
이후 잔 다르크 초등학생들과 교사들은 다섯 달 동안 1,600유로(한화로 약 214만 원) 상당의 치약과 칫솔을 모았는데 이는 토고 아이들을 생각하며 성실히 노력한 결과이다.
필자의 아이는 학교에 다녀와 이렇게 말했다. "엄마! 옆 반이 칫솔이랑 치약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모았는데 반칙했어요. 그래서 우리 반이 1등이 돼서 젤리 한 봉지씩 받았어요."
1월부터 모으기로 되어 있었는데 옆 반이 다른 반보다 2주 먼저 시작하는 '반칙'을 저질렀다고 한다. 2주 전부터 모아 몇십 kg이 더 모였다면 토고 아이들의 몇십 인분의 식사 값을 번 셈이다. '이런 반칙은 더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토고의 미래' 협회는 재활용품을 회수하기 위해 각 초등학교에 방문해 아이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협회는 학교뿐만 아니라 문화센터 내에서도 뚜껑이 달린 튜브(치약, 샴푸, 로션 등) 용기와 쓰다 남은 화장품을 모았으며 큰 행사가 있을 때마다 토고 전통 액세서리와 천을 팔아 수익금을 벌어 ‘르 카스트 (Le CAST)’로 보냈다.
토고에서 '의료 검사 실험실(Laboratoire d'analyses médicales) 건축 기금'을 마련한다는 소식을 들은 발드만 94 지역(Val-de-Marne)은 8천 유로(한화로 약 1,074만 원)의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프랑스령이었던 토고는 1960년에 독립했고 현재까지도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가난한 아이들은 걸어서 스스로 국경을 넘고 다른 나라에서 일을 하며 돈을 번다. 하루종일 일해서 하루에 0.80유로(한화로 약 1,074원)를 벌어 아침과 저녁 식사를 해결한다. 안정된 삶을 살 수 없는 가난한 아이들은 길에서 도둑질을 하거나 해변에서 잠을 자는 등 위험에 방치돼 있다.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된 아프리카 아이들을 돕기 위해 프랑스 초등학생들은 매년 힘을 모으고 있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 코로나 백신 10만 회분 기증을 약속한 첫 번째 국가이기도 하다.
프랑스 일드프랑스 = 표정희 글로벌 리포터 pyojh@yahoo.fr
■ 필자 소개
<어느 프랑스 외인부대원 아내의 이야기> 저자
브런치 https://brunch.co.kr/@junghe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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