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상 연구하자" 잇단 연구기관 설립..장기집권 기반 공고화 포석
[경향신문]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점으로 ‘시진핑(習近平) 사상’을 연구하는 기관을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공산당 총서기인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내년 당대회까지 1인 지도체제와 장기집권 기반을 공고히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중국 생태환경부는 당 중앙의 비준을 거쳐 ‘시진핑 생태문명사상연구센터’를 설립했다고 8일 밝혔다. 생태환경부는 “생태문명사상은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며 “연구센터 설립은 전 당과 사회가 시진핑 생태문명사상을 심도 있게 학습하고 관철하도록 하려는 당 중앙의 중대한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그동안 “생태문명 건설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중요한 구성 부분”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시 주석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206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했고, 지난달 5일 세계 환경의 날에는 “중국은 전 세계 생태문명 건설의 참여자, 기여자, 지도자로서 글로벌 환경관리 수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생태환경부는 연구센터 설립에 대해 “시진핑 생태문명사상의 연구고지이자 학습선전 고지, 제도혁신 고지, 국제전파의 장이 될 것”이라며 생태문명사상이 더 깊이 자리잡고 세계로 뻗어나가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 경제계획 수립을 총괄하는 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지난 5일 ‘시진핑 경제사상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발개위는 창립총회에서 “시진핑 경제사상은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중요한 부분으로 경제 업무를 잘 해낼 수 있는 과학 지침서”라며 연구센터가 깊이 있는 학습 토대가 되고 중요한 싱크탱크로서 시진핑 경제사상의 전파와 실행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 이후 시진핑 사상을 강조하며 잇단 연구기관 설립에 나선 것은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고려한 포석으로 보인다. 중국은 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가주석 연임 제한 조항을 삭제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 기반을 마련하면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사상’을 헌법에 명시했다. 이후 지난 1일 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를 시작으로 올 가을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 전회)와 내년 당대회까지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정치 일정이 이어진다. 시 주석 사상 연구기관 설립은 이 과정에서 시 주석의 사상과 이론적 성과를 앞세워 1인 권력을 공고히 하고,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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