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셰 의혹' 박영수 특검 사표 "수산업자에 검사 소개, 책임 통감"
포르셰 받은 의혹엔 "차후 해명", 朴이 추천한 특검보 2명도 사표
선물명단 27명중 4명이 특검 이력.. 朴, 수산업자 金씨 변호인도 소개
유명 연예인 모친도 명단 포함, 金씨 "연예인에 1억 현금 줬다"
○ 박 특검 “수산업자, 검사에 소개… 도의적 책임 통감”
박 특검은 659자 분량의 ‘사직의 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박 특검은 특검에 두 차례 파견 근무를 한 A 검사를 김 씨에게 소개시켜 줬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 특검은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A 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A 검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김 씨로부터 포르셰 차량을 제공받은 뒤 올 3월 렌트비 250만 원을 뒤늦게 현금으로 지급한 경위 등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차후 해명하겠다”고만 했다.
박 특검의 추천으로 임명돼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 유지를 맡고 있던 양재식 이용복 특검보도 사표를 제출했다. 박 특검은 “특검 궐위 시 특검보가 재판 등 소송 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했다. 후임 특검은 대통령이 절차에 따라 임명한다.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등에 대한 재판은 확정된 상태가 아니라서 후임 특검이 공소 유지를 맡게 된다.
○ 선물 명단 27명 중 정치권 9명, 특검 4명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과 가족, 김무성 전 의원과 가족, 정봉주 전 의원, 이훈평 전 의원, 경북 포항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과 보좌관 등 정치권 인사들도 9명이 있었다. 사립대 전직 이사장, 교수 이름과 함께 유명 연예인 C 씨의 모친 이름도 명단에 적혀 있었다. 김 씨는 C 씨에게 약 1억 원의 현금을 제공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또 주변에 “C 씨가 음주운전을 했을 때 내가 전화를 해서 사건을 정리하고 무마해 줬다” “C 씨의 생일에 6000만 원을 들여 집 앞에 장식을 마련하고 생일 축하도 해줬다”고 자랑한 것으로 전해졌다.
○ 김 씨, 재판서 “휴대전화 압수 위법” 주장
1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올 3월 구속 수감된 김 씨는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양철한)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김 씨 측은 법정에서 “경찰이 휴대전화 압수수색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씨의 휴대전화에는 녹취파일과 김 씨가 각계 인사에게 보낸 선물 사진 등이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은 영장을 발부받아 적법한 절차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수사 초기 로비 대상자를 진술하던 김 씨는 최근에는 “경찰에서는 진술하지 않겠다. 검찰로 송치되면 이야기하겠다”며 경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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