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800km 상공 해양촬영 26가지 데이터 분석

안경애 2021. 7. 7. 19: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상공서 바다색깔 등 정밀 관측
천리안2호기 보내 오는 데이터
해양위성 상황실 실시간 표시
R&D·정책·산업현장에서 활용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 운영동 전경. 해양과기원 전경
최종국 해양과기원 책임연구원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위성 운영 상황실에서 연구자들이 위성 운영 회의를 하고 있다. 해양과기원 제공

[르포] 해양과학기술원 '천리안 해양위성 2호' 운영 해양위성센터

최근 방문한 부산 영도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내 해양위성 운영동 상황실. 작년 2월 발사된 '천리안해양위성 2호기'가 보내오는 데이터가 대형 스크린에 실시간 표시되고 있었다.

천리안해양위성 2호기는 3만5786㎞ 상공에 떠서 하루 10번 한반도 주변 바다를 촬영한 이미지를 이곳으로 보낸다. 이 위성은 해수 표층의 색을 촬영하는 세계 최초의 정지궤도 해색위성으로, 지구 자전과 똑같이 움직이면서 한반도 주변을 집중 관측한다.

상황실 화면에는 위성이 대기를 거쳐 포착한 원 관측자료와 대기 보정 전·후 이미지 등 단계별 처리상황이 숫자로 제시되고 있었다. 스크린 한쪽에서는 한반도가 포함된 둥근 지구 반구를 찍은 이미지가 표시되고 있었다. 해양과기원 해양위성센터는 수 페타바이트급 저장공간을 두고, 위성자료를 분석·생산한다. 이 자료는 국립해양조사원 국가해양위성센터를 통해 외부에 제공된다. 위성 운영동 옆에는 위성의 신호를 받는 안테나가 축구공 모양 구조물 안에 설치돼 있다.

최종국 해양과기원 책임연구원은 "천리안해양위성 2호기는 작년 2월 발사 후 매일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10번 250m 공간 해상도로 한반도 영상을 찍는다"면서 "위성 영상에 포착된 바다 색깔을 분석해 해빙, 해무, 저염분수, 어장지수, 적조지수 등 26종류의 데이터를 생산해, 위성에서 자료가 수신된 1시간 내에 관련 기관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매년 반복적으로 일어나 피해를 일으키는 중국발 저염분수나 괭생이모자반 등의 발생상황도 위성으로 포착해 대응하도록 돕는다. 지난 2013년 동해안에서 대규모 적조가 발생했을 때는 2호기에 앞서 발사된 천리안 인공위성 1호기가 이를 포착해 관련 기관에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위성연구센터는 위성 연구·운영인력, SW(소프트웨어) 개발자, 현장조사 인력 등 약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태풍, 엽록소, 저염분수, 적조 등 분야별 연구자들이 자연현상을 연구하면서 관련 알고리즘을 개발하면, SW개발자들이 이를 SW코드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인공위성은 기획·개발·제작·발사에 약 10년이 걸린다. 신약개발에 버금가는 장기 프로젝트다. 천리안해양위성 2호도 2012년 기획부터 작년 발사까지 약 10년이 걸렸다. 해양과기원은 안정화 작업을 거쳐 올해 1월 26개 자료에 대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위성 관측자료가 실제 현장 상황과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확인하고, 자료의 정확성을 높이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목표한 데이터 신뢰성 수준은 내년 중반 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책임연구원은 "해양연구선을 타고 바다로 이동해, 위성이 관측하는 시점과 지점의 해수를 채취해 엽록소 등 해수 구성성분과 양을 분석하고, 해수 반사도와 광 특성 등을 측정하는 선상실험을 한다"면서 "그 시점에 위성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비교해 26개 자료 수집·처리 알고리즘을 검증하고 개선한다"고 설명했다.

위성 관측이 가능하도록 날씨가 맑으면서도 바다 기상이 양호한 날에 원하는 지점으로 배를 타고 이동해 현장조사를 하고, 바로 그 시점에 관측한 위성자료와 비교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다. 위성 관측자료에서 원하는 데이터를 얻는 데도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최 책임연구원은 "관측자료에서 90%는 대기의 영향이 만들어낸 것이다. 태양빛이 바다 표면에 부딪힌 후 돌아오는 사이에 구름을 통과하거나 대기의 영향을 받으면서 많은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라며 "이런 외부 영향을 제거하는 '대기보정'이 해색위성 연구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보정 결과, 순수한 해수에서 얻은 신호가 원격반사도다. 여기에 26개 용도별 알고리즘을 적용해 적조, 녹조, 황사, 해무 등의 정도를 분석한다. 구름, 바다 날씨 등 때문에 위성이 찍는 시점에 현장자료를 얻는 게 쉽지 않다 보니 미 항공우주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 협업을 한다.

날씨가 화창한 날이면 '이런 날 배를 타야 하는데'라고 생각한다는 최 책임연구원은 "괭생이모자반 등 최근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은 기후변화와 관련성이 커 보인다"면서 "천리안 인공위성 1·2호기로 확보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외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전지구적 해양환경과 기후변화, 해양생태계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