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활' 삼성전자 2분기 깜짝 실적

이종혁,박재영 2021. 7. 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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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익 12.5조 전망치 상회
가격 상승덕에 반도체만 7조
휴대폰 접은 LG도 호실적

◆ 삼성전자 2분기 깜짝 실적 ◆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의 '깜짝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반도체 업황의 고공 행진 속에 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가 2018년 이래 3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50조원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을 거뒀다고 7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 1분기의 65조3900억원보다 줄었지만 2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94% 늘었다. 영업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3.47% 뛰었다. 액수로 따져도 지난해 3분기(12조3500억원) 이래 3분기 만의 최대치다. 당초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매출 61조원, 영업이익 11조원 정도로 추정했지만 전망치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상세 실적을 오는 29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를 위주로 반도체 사업부에서만 지난 분기 약 7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을 것으로 본다. 1분기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시스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 셧다운(일시 가동중단)의 충격에서 완전히 부활했다는 얘기다. 이 밖에 프리미엄TV와 생활가전도 선전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LG전자 역시 코로나로 인한 가전 수요와 휴대폰 등 부진한 사업을 털어낸 덕분에 올해 2분기 매출 17조1101억원, 영업이익 1조1128억원을 기록했다고 이날 잠정 발표했다. LG전자 매출액은 2분기 기준 역대 최대며, 영업이익도 사상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1조원대를 유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4%, 65.5% 뛰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힘'…올해 영업익 50조원 보인다

2분기 매출 63조·영업익 12조5000억…전망치 11조 훌쩍

D램가격 4월에만 26% 급등
반도체, 영업익에 60% 기여

모바일 1분기보다 부진했지만
폴더블 등 신제품 줄줄이 출격

하반기 IT성수기 기대 커져

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정문의 삼성전자 로고.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1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한주형 기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을 맡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약 3조7000억원에 그쳤다. 계절적 비수기이기도 했지만 메모리 슈퍼사이클 기운이 미약했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은 2월 중순부터 3월 말까지 가동이 멈추며 실적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랬던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의 힘'으로 다시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를 올렸다. 이 중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만 최대 7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호황 덕에 2017년과 2018년에 이어 또다시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달성이 보인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관건은 하반기 스마트폰 성적이다.

삼성전자가 7일 발표한 2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94%, 53.37% 뛰었다. 전문가 전망치(매출 61조원, 영업이익 11조원)도 훌쩍 넘겼다. 2분기 기준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한 건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29일에야 사업별 상세 실적을 공개한다.

전문가들은 12조5000억원 중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설계(팹리스)를 합친 반도체 영업이익이 7조원대라고 추정한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한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이 2조원 후반대, 소비자가전(CE) 부문과 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가 각각 1조원 정도를 수확했을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IT 수요 폭발과 디지털 대전환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호황은 진작부터 예견됐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 조사 결과 올해 4월 D램 고정거래가격(기업 간 대규모 계약 가격)은 26% 오르며 2017년 반도체 슈퍼사이클 이래 최대폭으로 올랐다. 또 5월부터는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서 매출 수천억 원도 회복됐다. 이 공장은 전 세계 12인치 웨이퍼(반도체 원판) 수요의 1~2%를 차지하며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의 통신용 반도체 물량 상당수를 공급하고 있다.

CE 부문은 프리미엄 TV와 삼성의 최신 비스포크 생활가전이 선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은 1분기 1조2000억원보다 줄어 코로나19가 촉발한 '집콕' 수요가 고점을 지났다는 전망이 나온다. TV 역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소폭 떨어졌다.

IM 부문은 1분기 영업이익 4조4000억원으로 전체 실적을 주도했지만 2분기는 올 초 출시한 갤럭시S21 신제품 효과가 사라졌다. 또 바통을 넘겨받을 신제품들이 인도·베트남 공장의 코로나19 감염 확산과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 개발 지연을 겪으며 1분기보다 부진했다.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연간 판매 목표를 2억8000만대로 잡았는데 상반기 전체 출하량은 약 1억3000만대로 절반에 못 미쳤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하반기는 계속되는 반도체 사이클과 IM 부문 회복이 실적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가격이 동반 상승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실적을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업계는 3분기 삼성전자 전체 매출을 70조원, 영업이익을 15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전무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D램과 낸드 가격이 3분기에 20% 이상 추가로 오르면 반도체 이익만 3조원 넘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안 부진했던 IM 부문은 인기 모델을 대거 쏟아내며 신발끈을 다시 묶는다. 우선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52·A72의 전 세계 판매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 모델은 핵심 반도체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부족으로 상반기 공개 행사를 하고도 출시가 지연됐지만 AP 수급 문제가 최근 해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8월에는 폴더블(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신제품인 갤럭시 Z폴드3와 Z플립3가 나란히 공개된다.

전 세계 IT 업계의 신제품 발표가 몰리고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소비 특수 행사가 열리는 3분기와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다. IT 업체를 위한 부품부터 일반 소비자를 위한 가전·TV·스마트폰·PC까지 두루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다만 삼성전자의 실적 고공행진에도 일각에서는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메모리 반도체와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삼성전자의 신사업 혁신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연매출 150조원, 2012년 20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매출은 236조8000억원으로 9년째 200조원대 벽을 뚫지 못한 상태다.

당장 오스틴 공장의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 3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급 초미세공정 라인 증설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멈춰 선 상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2년 이후 삼성전자는 한국 경제성장률(GDP)보다도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잘하던 것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사업 혁신,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동력 발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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