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처럼 피부에 붙이면 백신 접종 완료..신개념 주사기 '마이크로니들' 뜬다
패치에 붙여 의약품으로 개발중
통증 없고 간편해 활용도 높아
패치內 약물 서서히 피부 침투
지금은 기능성 화장품이 주류
K바이오社 비염 치료제 등 임상
간염백신·탈모약 개발도 착수
다보스포럼 10대 유망 기술 선정
7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라파스·쿼드메디슨·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 등이 마이크로니들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니들은 말 그대로 길이가 1㎜ 이하인 미세바늘을 뜻한다. 이를 활용해 의약품 등을 피부 내로 고통 없이 전달하는 약물 전달 시스템(DDS)을 지칭하기도 한다.
마이크로니들은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10대 유망기술로 꼽힐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의 세계시장 규모는 2015년 4억7000만달러(약 5316억원)에서 2019년 6억2160만달러(약 7030억원)로 확대됐다. 2030년에는 12억390만달러(약 1조3616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아직 전 세계적으로 허가된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없는 실정이다. 미국 제약사인 '조사노파마'가 개발 중인 편두통 치료제 'M207'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약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 기술이 의약품에 성공적으로 적용된다면 세계보건기구(WHO), 국제백신연구소(IVI) 등이 기대하는 것처럼 기존 주사 형태 약물 투여 방식을 대체하는 혁신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며 "체액 속 다양한 바이오마커들을 피를 뽑지 않고도 측정할 수 있는 의료진단기기 플랫폼으로도 개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지금껏 주로 기능성 화장품에 적용돼 왔다. 2006년 설립된 라파스가 대표적이다. 라파스는 백신 및 면역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지만, 그동안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접목한 고기능성 화장품을 생산해 왔다. 여드름과 주름 개선, 가려움증에 효과를 보이는 기능성 패치제는 유럽과 미국, 일본에서 연간 1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진의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2018년에 설립한 '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도 화장품 전문 브랜드를 통해 피부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출시했다.
최근엔 백신 등 의약품에까지 이 기술이 적용되기 시작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라파스는 지난달 24일 알레르기성 비염 면역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던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완료했다. 마이크로니들 알레르기 면역치료제로 IND 신청을 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최초 사례다. 라파스는 골다공증 치료패치제도 임상 1상을 승인받은 바 있다. 국내 제약사들과 함께 치매 치료제, 비만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며 코로나19, 소아마비, B형 간염 등 백신 패치제도 개발하고 있다.
2017년에 설립된 쿼드메디슨도 의료용 마이크로니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쿼드메디슨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맞춤형진단치료제품 바이오산업기술개발'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세계 최초로 백신 의약품 제조 규정에 적합한 마이크로니들 생산 시설을 구축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자체적으로도 B형 간염 백신으로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며, 골다공증 치료제와 탈모 치료제 등을 개발 중이다.
임상시험 단계에 있는 백신을 개발하는 업체가 마이크로니들 전문기업과 손을 잡는 경우도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에이디엠바이오사이언스와 지난 1일 차세대 코로나19 예방 백신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유전자재조합 항원을 이용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국내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해당 백신을 마이크로니들 기술을 통해 패치형으로 개발하고자 한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이 개발되면 제약·바이오산업에 새로운 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액체 형태 의약품을 건조시켜 고형화해 마이크로니들 형태로 만들면 유통·보관 시스템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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