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면역성분 '기억T세포' 주목.."10개월 유지돼 중증 막아"

신의철 카이스트 교수 등 연구
제넥신 백신에 응용

감염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T세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면역성분 중 하나인 ‘기억T세포’가 회복 후 10개월간 몸 속에 유지되면서 재감염과 중증 발전을 막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카이스트(KAIST)는 신의철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 정혜원 충북대병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코로나19 회복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적 연구를 통해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몸 속에 들어온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맞서싸우는 면역성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중화항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없애는 물질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몸속에 주입하는 게 현재 코로나19 백신의 방식이다. 일부 변이처럼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가 변하면 중화항체가 제대로 달라붙지 못해 제역할을 못 한다는 한계가 있다.

기억T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백혈구의 일종이다.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하는 걸 막지는 못하지만,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감염 세포를 제거해 몸속에서 추가로 퍼지지 못하게 한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국면에서 새로운 면역 수단으로 기대받고 있다.

기억 T세포가 얼마나 오랜 기간 유지될 수 있을지는 그간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추적 연구를 통해 10개월 간 유지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유지 기간 동안 코로나19 재감염을 막거나 감염되더라도 중증 발전을 막는 역할을 한다.

국내 제약사 제넥신은 중화항체뿐 아니라 기억T세포도 만들어낼 수 있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신 교수가 이 백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상용화되면 면역 유지 기간이 길어지고 변이 바이러스에도 대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 교수는 “기억T세포의 기능을 세계 최장 기간 동안 연구한 결과다”라며 “이번 결과가 최적화된 차세대 백신 개발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지난달 30일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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