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자 1240명 찍은 '3차 유행'과 '4차 유행' 비교해보니

이현경 기자 2021. 7. 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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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감염경로 불명은 비슷..유행 주도 연령대는 백신 안 맞은 20~50대로 달라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00명대로 치솟은 가운데 정부는 수도권의 확산세가 2~3일 내에 잡히지 않을 경우 거리두기 단계를 최고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수도권에는 거리두기 2단계가 적용 중이다. 연합뉴스 제공

7일 0시 기준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212명으로 치솟으며 코로나19 유행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로 집계되자 방역 당국은 ‘4차 유행’ 초입 단계로 판단했다. 

다만 124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던 지난해 12월 ‘3차 유행’ 당시와는 유행을 주도하는 연령대 등에서 상황이 달라진 만큼 방역 당국은 유행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역 당국은 현재의 4차 유행이 수도권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개인 간 접촉에 의한 산발적 집단감염이 대규모 확진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3차 유행 초입이었던 지난해 11월에는 실내체육시설, 학원,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감염자가 많이 나왔고, 이런 시설을 연결 고리로 전파가 이뤄져 지금과는 차이가 있다. 

다만 3차 유행이 지난해 성탄절 정점을 찍기까지 수도권에서 확진자의 70%가량이 발생하는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타났다는 점, 감염경로 불명 환자가 30%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 등은 현재 4차 유행 초입 상황과 비슷하다. 

이런 특징은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발생했던 1차 유행을 제외하면 2차 유행과 3차 유행을 거치면서 점점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팀이 국내 코로나19 2차 유행과 3차 유행의 역학적 특징을 비교해 올해 2월 5일 ‘국제 전염병 저널’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3차 유행은 2차 유행보다 개인 간 전파가 두드러졌다. 

연구진이 지난해 5월 6일~12월 30일 코로나19 역학 데이터를 이용해 2차 유행(2020년 8월 13일~9월 18일)과 3차 유행(2020년 11월 4일~12월 30일)의 감염 전파 경로 등을 조사한 결과 3차 유행에서 개인 간 전파는 38.5%로 2차 유행(25.9%)보다 훨씬 많았다. 또 감염경로 불명인 경우도 3차 유행이 23.5%로 2차 유행(20.8%)보다 높았다. 

3차 유행은 지난해 성탄절 직전 주 하루 평균 1014명의 확진자를 기록하며 급증하다가 성탄절 주 하루 평균 확진자 1038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다음 주 하루 평균 확진자가 894명으로 떨어지며 이후 완만한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지난주까지도 3차 유행은 하루 확진자 규모가 400~700명대를 기록하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검사 건수 감소로 주 초반에는 확진자가 400명대까지 떨어졌다가 주 중반에는 600~700명대로 오르는 양상을 반복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2차 유행이 한 달 남짓 짧은 기간으로 끝날 수 있었던 요인으로 유행 초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의 재빠른 격상을 꼽았다. 반면 3차 유행은 거리두기 단계 도입이 2차 유행보다 상대적으로 늦었고, 이에 따라 1000명이 넘는 대규모 확진자를 냈다고 지적했다. 

현재 방역 당국이 2~3일 유행 추이를 지켜보다가 확진자 규모가 줄지 않을 경우 수도권에 최고 단계인 4단계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도 유행 억제에는 거리두기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하고 있다. 

한편 4차 유행은 유행을 주도하는 연령층에서도 3차 유행과 차이가 있다. 3차 유행 초기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지 않았던 만큼 60대 이상 고위험군에 맞춰 방역 정책이 세워졌고, 장년층의 감염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올해 2월 26일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이 우선적으로 이뤄지면서 현재 이 연령대의 백신 접종률은 90%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따라 60대 이상 확진자 비중은 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고,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20~50대를 중심으로 감염자가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달 5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전체 확진자 5223명 중 약 77%인 4010명이 20~50대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 비중은 8%다. 

정부는 20~50대 백신 접종은 이달 말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이 이뤄지기 전까지 개인 방역 강화와 거리두기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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