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평 용사 이름, 함정 번호, 전사일 틀리고 "잊지 않겠다"는 與

조선일보 2021. 7. 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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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지난 29일 해군 2함대 서해수호관 광장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19주년 기념식'에서 전사자들의 부조상을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주 제2연평해전 기념식에 민주당 대표가 6년 만에 참석했다. 민주당은 공식 논평에서 “순국영령들의 희생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전사자 6명 중 한 명인 고(故) 조천형 중사의 이름을 두 번이나 틀리게 적은 논평을 일주일 넘게 당 홈페이지에 올려놨다. 언론 보도가 나온 뒤에야 ‘실수’라며 바로잡았다. 한 유족은 “사과도 없이 슬그머니 이름만 고쳐놨다”고 했다. ‘영웅들을 기억하겠다’면서 어떻게 영웅 이름을 틀릴 수가 있나.

이름뿐이 아니다. 민주당은 2002년 당시 북한군과 교전하다 침몰한 참수리 고속정 357호를 ’3357호'로 적었다. 고(故) 박동혁 병장은 총상을 입고 80여일 사투를 벌이다 순국했는데도 해전 당일 전사했다고 써놨다. 용사 이름도, 함정 번호도, 전사 날짜도 전부 틀린 것이다. 인터넷만 검색해도 나오는 기본 사실조차 확인하지 않았다. 심지어 언론이 지적할 때까지 뭘 틀렸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이 정권은 작년 현충일 추념식 초청 대상에 제2연평해전, 천안함·연평도 도발 관련 유족을 뺐다가 뒤늦게 포함했다. 제일 먼저 참석해야 할 분들을 빼놓고도 “실수”라고 했다. 실수로 세월호 추모식에 세월호 유족을 빠트릴 수도 있나.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5년 연속 6·25 전범인 ‘북한’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천안함 유족을 초청한 자리에선 김정은과 손잡고 찍은 사진 책자를 나눠줬다. 유족은 충격으로 급체까지 했다. 이런 것도 ‘실수’인가.

문 대통령은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계속 불참하다 총선을 앞둔 지난해 처음 참석했다. 서울·부산시장 선거가 코앞이던 올해 행사엔 연예인과 고공 낙하 등이 등장하는 탁현민식 쇼까지 벌어졌다. 득표용 행사였을 뿐이다. 민주당 대표가 6년 만에 제2연평해전 기념식을 찾은 것도 대선이 다가오기 때문 아닌가. 득표가 아닌 진심이 담긴 추모였다면 용사 이름부터 전사 날짜까지 다 틀리는 논평이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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