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에 산업계 들썩.. 정유·조선 '방긋' 석화·항공 '울상' [유가의 반격]

김영권 2021. 7. 6.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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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
정유, 재고평가익·정제 마진 개선
조선, 선박·해양플랜트 발주 증가
악재
석화·항공, 수급불안에 비용부담
중소기업, 원자재값 폭등에 휘청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2018년 11월 이후 2년9개월 만에 리터당 1600원을 돌파한 6일 서울의 한주유소에서 휘발유와 경유가 1639원, 1439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국제유가가 2년 9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정유·석유화학·항공 등 주요 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유업계는 재고평가이익 증대가 기대되고, 해운업계는 최근 물류난에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유가급등에 따른 운임 상승으로 인한 수혜가 예상된다. 반면 석유화학, 항공 등 대부분의 산업부문에선 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수급불안, 비용 증대 등 리스크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재고평가·운임상승 호재 기대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정유업계는 재고평가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현재 유가보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원유를 구입해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유가가 오를수록 이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재고평가이익과 함께 정유업 실적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 개선도 기대된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게 되면 정유사는 재고평가이익에서 수혜를 보게 된다"면서 "1·4분기만큼은 아니지만 국제유가 상승이 2·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이 일회성 요인 때문이 아니라는 점에서 올해 연간으로도 정유업계 전반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유가 상승의 요인으로 꼽히는 산유국들의 증산 합의 이슈가 단시일에 해결되기는 쉽지 않다는 이유 때문이다. JP모간은 최근 보고서에서 3·4분기와 4·4분기 브렌트 기준 유가가 배럴당 각각 76달러, 8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JP모간은 3·4분기, 4·4분기 석유 수요가 일간 9910만배럴, 9960만배럴로 예측했으며 특히 12월에는 일간 1억배럴을 넘어서며 코로나 사태 이전을 회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유가 상승이 원유 수요를 끌어올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운업계도 단기적 측면에서 국제유가가 오르면 운임이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해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운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벙커C유는 항공유 등과 비교해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글로벌 물동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유가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보다는 운임 상승 호재가 더 크다는 설명이다.

■원료 가격·유류비 증가 부담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비용 측면에서 리스크가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석화업계는 원유에서 추출되는 나프타를 기초원료로 사용하는 만큼 유가 상승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 들어 미국 한파 영향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4~5월에 걸쳐 하향 안정화되고 있는 반면 나프타 가격은 유가 상승으로 4월 평균 t당 567달러에서 5월 596달러, 6월 637달러까지 상승했다. 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는데 원료 가격은 오르면서 비용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항공업계도 국제유가 상승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코로나 백신 확대 등으로 여객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에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유류할증료 등은 항공권 가격 상승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공유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도 우려된다. 지난달 30일 기준 항공유는 76.36달러로 지난해 말(55.33달러)보다 21.03달러가 상승했다.

아울러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값 폭등에 중소기업들도 허리가 휘고 있다.

비용이 급증하면서 조업을 할수록 적자가 나는 현상도 빚어지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은 대기업 납품을 많이 하는 화학·플라스틱 관련 중소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가 업종별 중소기업 경영애로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올해 상반기 체감경기를 묻는 질문에 화학 관련 중소기업의 33.3%, 고무 및 플라스틱 관련 중소기업의 경우 42.9%가 악화됐다고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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