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기동훈련 실시에 장관職 걸어야 한다

기자 2021. 7. 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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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의 한·미 연합연습도 컴퓨터 모의로 메워질 가능성이 큰 것 같다.

현 정부의 지도자들도 실기동 연합연습의 이러한 중요성과 북한의 비핵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마냥 생략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미군은 고유의 전문성과 권한을 인정받고 존경받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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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이번 여름의 한·미 연합연습도 컴퓨터 모의로 메워질 가능성이 큰 것 같다. 또다시 요구한다. 2018년부터 이미 3년, 제대로 연습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 북한이 기습공격해 오면 연합군이 제대로 싸울 수 있겠나? 이 안일한 태세가 북한의 도발을 자극하지 않겠는가?

통상 ‘훈련(training)’이라고 말하지만 정확한 용어는 ‘연습(exercise)’이다. 이것은 사령부가 수립한 작전계획을 예하 부대 및 요원들이 실제로 구현해 보고, 비현실적인 부분을 보완하려는 목적이다. 연합연습을 통해 한미연합사는 계획돼 있는 미군 부대의 전개 일정과 규모가 실제 상황에서 그대로 이행되는지를 점검하고, 한·미 관련 부대들이 부여된 기능을 착오 없이 수행하는지를 시험하게 된다. 행사가 중요할수록 실제 요원들을 출석시켜 공연의 리허설 하듯이, 아무리 컴퓨터 모의(模擬) 기능이 발달돼도 실기동(實機動)이 없는 점검은 불충분할 수밖에 없다. 군인들은 2∼3년 주기로 교체되기 때문에 4년 이상 생략할 경우 실전은 물론이고, 연습조차 제대로 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 정부의 지도자들도 실기동 연합연습의 이러한 중요성과 북한의 비핵화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마냥 생략할 수 없다는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외교적 비핵화를 단념하기 어려운 현 정부로서는, 대통령이 실기동 연습의 재개를 주도적으로 지시하거나 청와대 참모들이 재개를 건의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국방장관만은 실기동 연합훈련 재개는 물론이고, 확대까지도 건의할 수 있다. 그에게 부여된 본연의 임무가 군의 준비태세 향상이기 때문이다.

엄청난 독단적 리더십을 발휘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밝힌 미군들이 있었다. 육군 중장이던 허버트 맥매스터 안보보좌관은 군사적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다가 조기에 교체됐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일방적인 시리아 철군에 반대한 후 사임했다. 백악관에 근무하던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은 대통령의 부정직을 고발한 후 전역했다. 이런 사람들이 있기에 미군은 고유의 전문성과 권한을 인정받고 존경받는 것이다.

그러나 국군의 경우 2018년 북한과 군사분야 합의서에 서명할 당시 전투준비태세 차원의 문제점을 제시하거나 보완을 건의한 지휘관은 없었다. 일본과의 지소미아(GSOMIA)는 북한의 핵미사일 정보 확보에 필수인데도 이의 파기 논란이 일던 당시 군사적 필요성을 역설한 군인은 없었다. 경북 성주 사드(THAAD) 기지 운영에 어려움이 많은 줄 알면서도 최근 한·미 정상회담으로 정치적 분위기가 바뀔 때까지 군 수뇌부는 침묵하고 방관했다. 국가를 위해 필요하다면 목숨까지 버리겠다는 각오로 군인을 직업으로 택하지 않았는가?

국방장관과 군 수뇌부에 요청한다. 실기동 연합연습을 4년 이상 실시하지 않았을 경우의 문제점을 소상하게 분석해 대통령에게 보고하라. 북한의 비핵화 유도나 도발 억제를 위해서도 실기동 연합연습의 재개가 필요하다고 분명하게 건의하라. 대통령도 이런 보고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최종 결정은 대통령의 몫이지만, 보고와 건의는 국방장관의 책무다. 지레짐작으로 보고조차 않는 것이야말로 직무유기이고, 오히려 대통령을 비난받게 만드는 불충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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