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CBDC)는 비트코인을 소멸시키지 않는다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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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86%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비트코인과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인 CBDC는 국가가 가치를 인정한다.
그런데 CBDC는 중앙은행의 본원통화를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중앙은행이 직접 경제 주체에 유통한다.
한편 CBDC는 중앙은행 의사만으로 발행량이 조절되며 사용내역도 중앙은행이 모두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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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86%가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비트코인과 달리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화폐인 CBDC는 국가가 가치를 인정한다. 그래서 CBDC 활성화로 비트코인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그럴까.
현재 국내 유통 통화량의 90%는 은행 장부에 데이터로만 존재하며 디지털화돼 있다. 그렇다면 CBDC는 어떨까. 우리는 흔히 화폐를 중앙은행이 발행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일부만 맞다. 중앙은행이 도매상처럼 본원통화를 시중은행에 발행하면 소매상 역할의 시중은행은 본원통화를 몇 배 부풀려 가계, 기업 등에 대출한다. 이처럼 소매 개념의 화폐가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CBDC는 중앙은행의 본원통화를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 중앙은행이 직접 경제 주체에 유통한다. 본원통화의 소매화다.
비트코인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의견에는 비트코인은 화폐이고 화폐는 물물교환에 쓰이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런데 이는 화폐가 되는 과정에 대한 고찰이 없는 케인스주의의 편견이다. 19세기 영국 경제학자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는 한 물건이 화폐가 되는 것을 수집품, 가치저장 수단, 교환매개 수단, 가치측정 단위의 4단계로 구분했다. 물건이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가치측정 단위까지 올라서면 돈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4단계 중 가치 상승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는 네트워크 효과가 최고치인 수집품과 가치 저장 수단으로 대중이 받아들일 때다. 비트코인은 현재 가치 저장 수단 구간에 있다. 따라서 향후 모든 사람에게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비트코인 보급이 완료되고 추가적인 네트워크 효과가 없어서 더 이상 가치 상승도 없다고 느껴지면 비로소 사람들은 교환매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현시점에서 비트코인의 교환매개 수단 사용 여부가 비트코인 가치 상승과 무관한 이유다.
오히려 CBDC는 비트코인 도입을 촉진시킬 수 있다. CBDC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의 테스트를 보면 스마트폰에 있는 디지털지갑 앱을 통해 CBDC를 쓴다. 국가 주도로 디지털지갑이 널리 보급되면 비트코인 보유 시 필수적인 디지털지갑 기능에 대중이 익숙해진다. 비트코인 보유에 장애가 됐던 대표적 문제점이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셈이다. 한편 CBDC는 중앙은행 의사만으로 발행량이 조절되며 사용내역도 중앙은행이 모두 파악할 수 있다. 무한한 공급량, 개인정보보호 취약과 같은 문제점이 있는 CBDC의 보급은 이 모든 것에서 자유로운 비트코인의 장점을 상대적으로 부각시킬 수 있다.
정석문 코빗 사업개발담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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