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후원회장
[경향신문]
선거를 치르려면 돈이 든다. 각종 선거 중에서도 가장 대규모인 대통령선거에는 얼마나 돈이 들까. 지난달 2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년 3월 치러지는 20대 대선 선거비용 제한액을 공고했다. 후보자는 1인당 513억900만원까지 선거비용을 쓸 수 있다. 후보자(예비후보자 포함) 후원회와 당내 경선 후보자 후원회는 각각 이 액수의 20분의 1인 25억6545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을 수 있다.
선거비용 제한액 산정 방식은 공직선거법에 정해져 있다. 대선의 경우 총 인구수에 950원을 곱한 금액에다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을 감안한 ‘선거비용 제한액 산정비율’을 증감해 정한다. 20대 대선의 제한액은 19대 때(509억9400만원)보다 3억1500만원 늘어났다.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주자들은 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한다. 특히 후원회의 ‘얼굴’이자 모금의 선봉에 설 후원회장 인선에 공을 들인다. 2007년 ‘본선급’으로 치열했던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는 대학 동창(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에게 후원회장을 맡겼다.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시대 경제개발정책의 책임자(남덕우 전 총리)를 위촉했다.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나선 이재명 후보가 5일 강금실 변호사를 후원회장으로 영입했다. 강 변호사는 노무현 정부에서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을 지냈고,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했다. 친노무현(친노) 진영의 마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비친다.
앞서 이낙연 후보는 김사열 국가균형발전위원장(경북대 교수)을 위촉했다. ‘호남 후보-영남 후원회장’의 조합이다. 정세균 후보는 오랫동안 교분을 쌓아온 배우 김수미씨에게 자리를 맡겼다. 추미애·박용진 후보의 후원회장은 각각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과 뉴질랜드 출신으로 한국의 소외계층을 위해 일해온 안광훈(본명 브레넌 로버트 존) 신부다. 이재명·이낙연 후보와 박 후보는 정치적 상징성 쪽에, 정·추 후보는 개인적 인연 쪽에 강조점을 둔 것 같다.
후원금 모금은 ‘실탄’을 비축하는 일이지만, 후보의 인기를 가늠케 하는 간접적 잣대이기도 하다. 어떤 후원회장이 모금 경쟁에서 선두로 치고 나갈까. 또 다른 관전포인트다.
김민아 논설실장 ma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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