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미분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미분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미적분의 쓸모, 한화택 지음, 더 퀘스트 펴냄

우리는 일상에서 자각하지 않는 사이 미분(微分)과 적분(積分)을 경험한다. 카레요리를 만들 때는 미적분 개념을 고루 이용한다. 우선 감자를 얇게 썬 후 다시 막대 모양으로 자른다. 이를 다시 육각형 큐브 모양으로 썬다. 즉 감자 한 개를 잘게 나누는 미분을 한다. 이를 모두 모아 냄비에 삶거나 볶는 과정은 적분이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지만 사람, 물체, 자연, 공기는 움직인다. 우주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없다. 어떤 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 성분을 분석하는 것 못지않게 그 변화량을 아는 것이 핵심이다. 그 방법이 미분과 적분이다. 미분과 적분이란 원리를 인류가 발견하지 못했다면 현재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적분은 현대 과학기술을 일군 기초 원리다.

책은 실생활의 사례를 들어 미적분 원리를 설명한다. 미적분 수식이 등장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개념 설명용이다. 미분을 통해서 세상의 순간적인 변화와 움직임을 포착하고 적분을 통해 작은 변화들이 누적돼 나타나는 상태를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과거를 적분하면 현재를 이해할 수 있고, 현재를 미분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을 미적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일일 확진자를 모두 합치면 누적 확진자가 되고 누적 확진자의 변화율은 일일 확진자가 된다. 일일 확진자는 증가 속도를 나타내는 미분값에 해당하며, 누적 확진자는 일일 증가분을 적분한 값에 해당한다. 따라서 누적 확진자 값을 미분하면 미래 얼마나 감염자가 늘어날 것인지 예측할 수 있게 된다.

미적분은 경제예측이나 기상예보와 같이 앞으로 일어날 미래를 예측하고, 인공지능이나 제품을 개발하는데 최적화된 설계를 할 수 있게 해준다. 주식투자나 합리적 소비, 어림계산 등 일상생활 속에서도 활용된다. CT단층촬영 등 의료공학, 항공우주공학, 우주물리학 등 미적분이 적용되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영역은 너무나 많다. 저자 한화택 교수는 '공대교수'로 머물지 않고 수학과 공학의 원리를 일반인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하는 저술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책은 전작 '수학의 쓸모'의 후속작이다.

이규화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