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노조 설립,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첫 걸음 되길

2021. 7. 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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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득심(以聽得心)', 논어(論語)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잘 듣는 것이라 했다.

소방노조 설립은 조직 안팎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근무 여건과 환경 개선 등 권익보장을 위한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지휘부는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노조 설립을 환영해야 할 것이며, 직원들은 내가 조직의 주인이라는 더욱 강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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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화영 소방청 소방정책국장

‘이청득심(以聽得心)’, 논어(論語)에서는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잘 듣는 것이라 했다.

이는 상대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야만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들리고 생각과 뜻을 공유함으로써 신뢰를 쌓아야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비단 사람 관계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갈등과 대립이 많아지고 있는 오늘날에는 조직 내 갈등관리에 있어서도 이 같은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1월 5일,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오는 7월 6일부터 소방도 노동조합 설립이 가능해졌다.

직장협의회 설립과 더불어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된다. 소방노조 설립은 조직 안팎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근무 여건과 환경 개선 등 권익보장을 위한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다.

변화의 시작에 앞서 소방이 지나온 길을 잠시 돌아보게 된다. 새삼스레 아주 먼 이야기 같지만, 1990년대만 하더라도 소방인력 부족 탓에 24시간씩 근무를 해야만 했다.

더욱이 관내에 대형 사고라도 나면 퇴근 없이 연속 3일을 근무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또한 화재진압을 마치고 복귀하더라도 오염된 방화복을 세척 할 시설과 공간도 없었고 충분한 휴식도 보장받지 못했다.

당시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마땅한 소통창구가 없었다.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공감대 형성 또한 미흡했던 것이 사실이다.

선배나 동료에게 고충을 토로하면 위로보다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식의 반응이 돌아왔다. ‘불합리한 것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업무의 일부’라는 경직된 조직 분위기 속에서 고충처리에 대한 기대는 낮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변했고, 우리 소방 조직의 구성원들도 달라졌다. 개개인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 조직을 보다 건강하고,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어쩌면 소방 노동조합 설립은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는 숙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서로의 의견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유연한 조직문화는 근무 여건 개선으로 이어져 직무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그리고 이는 결과적으로 대국민 소방서비스 향상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물론 시작부터 완벽할 수는 없다. 시행 초기에는 일부 혼선도 예상된다. 따라서 너무 급하지 않게, 차근차근 나아가야 한다.

지휘부는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열린 마음으로 노조 설립을 환영해야 할 것이며, 직원들은 내가 조직의 주인이라는 더욱 강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소방 노동조합이 우리 조직의 특성에 맞게 활성화된다면, 소방이 균형을 잃지 않고 더욱 건강한 조직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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