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기의 과유불급] 윤석열과 이재명, 누가 이길까

전영기 편집인 2021. 7. 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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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대선정국의 주인공은 단연 윤석열과 이재명이다.

더구나 이재명은 9월에 경선이 끝나는 반면 윤석열은 11월이 되어야 경선이 치러진다.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축적돼 본선에선 윤석열의 경쟁력이 이재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선 출마선언을 차례로 보면서 괴물 아버지를 축출하고 천상의 세계를 제패한 올림푸스 신들의 반란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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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전영기 편집인)

요즘 대선정국의 주인공은 단연 윤석열과 이재명이다. 둘 다 문재인 정권 출신으로 이 정부를 바꾸거나 뛰어넘으려 한다. 여론조사 지지율의 수치만 놓고 보면 두 사람 중 한 명이 대통령이 될 확률은 60% 정도. 양강 구도가 뚜렷이 확립됐다고 볼 수 있다. 과거 경험을 비춰보면 선거 9개월 전 형성된 양강 구도의 바깥에서 대통령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다. 신인 돌풍으로 대선 구도를 단숨에 뒤집은 사례로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전이 언급되곤 한다. 하지만 선거 9개월 전 이미 그는 집권당의 어엿한 공식 후보였다. 돌풍은 그 전에 일어났던 것이다. 당시 노 후보와 맞붙었던 야당 경쟁자는 이회창 후보. 이회창 역시 노 대통령이 집권당 후보의 지위를 얻기 훨씬 전부터 제1야당 부동의 대권주자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일러스트 신춘성

이재명은 예선이 편하고 윤석열은 본선이 강력해

물론 양강 구도가 자연법칙처럼 저절로 굴러가는 것은 아니다. 후보가 돌이킬 수 없는 엉뚱한 실수를 저지르거나 캠프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짜여 뒤뚱거리거나 하는 인간적 요인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현재 이재명은 당내 경선 즉, 예선전에서 후보의 캐릭터와 조직의 안정성이 두드러진다. 아마 무난히 승리하지 않을까 싶다. 문재인 대통령을 파는 이른바 친문강성이 발호하겠지만 이재명한테는 민주당의 창업자요 대주주라고 할 수 있는 이해찬 전 대표의 뒷받침이 든든하다.

윤석열은 예선전 즉,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 상당히 짙은 불투명성의 안개가 깔려 있다. 국민의힘이라는 제1야당의 강력한 세력이 윤석열을 위해 호락호락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 더구나 이재명은 9월에 경선이 끝나는 반면 윤석열은 11월이 되어야 경선이 치러진다. 윤석열의 불확실성의 시간이 이재명에 비해 훨씬 길다. 정치 초년생인 윤에게는 악재다.

그러나 윤석열이 야권 통합 후보의 지위를 따내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축적돼 본선에선 윤석열의 경쟁력이 이재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말해 집권당의 이재명은 당원 상대 예선전에서 편안함이 있고, 야권인 윤석열은 국민 상대 본선전에서 강력함이 있을 것이다.

괴물 아버지 축출한 올림푸스 신들의 반란

윤석열과 이재명의 대선 출마선언을 차례로 보면서 괴물 아버지를 축출하고 천상의 세계를 제패한 올림푸스 신들의 반란이 생각났다. 지지율 1, 2위의 유력한 후보들이 공히 동족 정권에서 탄생한 것은 한국 정치에서 처음이다. 원래 진영 간의 싸움보다 동족상잔이 무서운 법이다.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권력을 사유화한 국민 약탈 정권"이라고 공격했다. 현 정권의 내로남불, 불공정과 비상식, 궤변에 질리고 집값·탈원전·포퓰리즘·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넌더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일찍이 이렇게 통렬한 언어는 없었다.

이재명은 부자 몸조심인지 문 대통령을 비판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 대신 곳곳에서 이 정권과 차별화하려는 서늘함이 느껴졌다. '새로운 대한민국,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제목의 동영상 연설은 과거와 선을 그었다. "노력과 능력이 있으면 개천에서도 용이 나는 나라" 같은 대목은 퇴행적인 문재인 정부 사람들에 대한 고발이 아닐까. 그는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라면 어떤 수도 쓸 수 있는 집요함의 화신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문 대통령 주변에서 윤석열보다 이재명이 더 무섭다는 얘기가 나오는 배경이다.

문 대통령은 촛불의 분노로 비교적 쉽게 정권을 잡았다. 분노로 집권한 권력이라 그런가. 4년 내내 분노를 생산했다. 이제 문 정권이 분노의 심판을 받을 처지다. 분노의 악순환이 절망스럽다. 이재명이나 윤석열이나 혹은 다른 누가 집권하든 분노의 정치만은 끊었으면 한다. 

전영기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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