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도쿄 아파트 결국 팔았다

장상진 기자 2021. 7. 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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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이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4월6일 오후 서울 안국동 선거캠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영선 전(前)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근 남편 명의 일본 도쿄 도심의 21평짜리 고급 아파트를 실제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장관 측은 매각가격을 밝히지 않았는데, 현지 시장에서 이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평(3.3m)당 9500만~1억2500만원 수준이다.

4일 도쿄법무국이 발행한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도쿄 도심인 미나토구의 ‘파크코트아카사카더타워’ 803호를 지난달 18일 일본 이름을 가진 두 사람이 지분 분할 형식으로 매입했다. 등기에 표시된 기존 소유자는 ‘다니엘 원조 리’. 박 전 장관의 남편이다.

◇박 전 장관 도쿄 아파트, 현 시세는 평당 1억원 안팎

박 전 장관 남편이 소유했던 이 아파트는 최근 수년간 국내 정치권에서 논란이었다. 국민의힘은 현 정부의 다주택 보유 금지 원칙에 어긋나고, ‘실거주용’이란 해명과 달리 수년간 임대료를 챙겼다는 점을 문제 삼아왔다. 반면 박 후보는 “변호사인 남편이 MB(이명박) 정부 시절 탄압 때문에 일본으로 일터를 옮기며 실거주용으로 샀다가 보유해왔을 뿐 투기 목적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았다.

박 전 장관은 이 아파트의 매도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파크코트아카사카더타워는 도쿄 도심의 부촌인 아카사카에 2009년 지어진 고급 아파트다. 4일 일본 최대 주택정보사이트 ‘라이풀홈’에 매물로 나와있는 두 채의 호가(呼價)는 32평짜리가 3억엔(한화 약 30억원), 36평짜리가 4억2000만엔이었다. 이들 매물과 비슷한 시세가 적용됐다면 박 전 장관은 아파트는 20억~26억원에 팔렸을 가능성이 크다.

4일 일본 부동산 사이트 '라이풀홈'에 매물로 올라온 파크코트아카사카더타워 36평형 매물 실내 사진. 박 전 장관은 같은 아파트 21평형을 남편 명의로 보유하다 지난달 18일 매각했다. /라이풀홈

현지 아파트 정보 사이트 거주지서핑(www.sumai-surfin.com)에 따르면, 박 전 장관 아파트가 있는 아카사카 지역 내 2009년도 신축 아파트의 가격은 작년 6월까지 분양가 대비 평균 37% 올랐다. KB국민은행 통계로 본 같은 기간 서울 한강 이남 아파트값 상승률(35%)과 비슷한 수준이다.

◇실거주용이라 해명했지만 7년간 세줘

이번 매각 전까지 박 전 장관 도쿄 아파트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져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장관 남편인 이원조씨는 국내 김앤장에서 근무하다 2008년 직장을 일본으로 옮겨 2009년 6월 해당 아파트를 매입해 2012년 12월까지 약 3년 6개월간 거주했다. 매입가는 1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다만 이씨는 2013년 1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약 7년간 이 집을 임대했다. 실거주 목적으로 매입했다가 일정 기간 임대를 준 셈이다. 임대료는 월 300만~400만원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2020년 2월 이 집으로 주소 이전을 했는데, 이후 올 2월 처분 계약을 맺을 때까지 이 집에 거주했는지, 아니면 다른 목적으로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박 전 장관은 “남편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갑자기 집을 팔 수 없어 임대를 줬던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야당에선 “애초 실거주 목적이 아니었을 것”이란 의구심을 제기해왔다. 통상 해외에 주재할 경우 소속 직장에서 주거비를 월세 형태로 지원받기 때문에 고가의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이씨는 도쿄 아파트 구입을 위해 수억원 상당의 은행 대출을 받은 것으로 등기부에는 나온다. 단순 주거용이라면 월세로도 충분했는데 굳이 대출까지 받아 아파트를 산 것은 투자 목적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장관은 지난 선거 당시 “남편이 처음에 월세를 얻어 생활하다가 비싼 월세보다는 거주할 집을 사야겠다고 판단해 당시 제로(0) 금리에 가까운 은행 대출을 받아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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