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이라 가능했던 '빛나는 순간'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1. 7. 4.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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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순간'은 배우 고두심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파격적인 나이 설정도 납득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고두심의 저력이다.

'빛나는 순간'을 통해 자신의 자부심이나 다름없는 제주에서 나이의 한계를 비웃듯 보란 듯이 멜로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고두심이다.

파격적인 나이 설정도 설득시키며 끝내 두 사람을 응원하게 만드는 고두심의 힘으로 완성된 '빛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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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순간 고두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빛나는 순간'은 배우 고두심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다. 파격적인 나이 설정도 납득하게 만드는 것, 그것이 고두심의 저력이다.

지난 30일 개봉된 영화 '빛나는 순간'(감독 소준문·제작 명필름)은 제주 해녀 진옥(고두심)과 그를 주인공으로 다큐멘터리를 찍는 PD 경훈(지현우)의 특별한 사랑을 다룬 영화다. 고두심은 극 중 평생을 해녀로 살아온 진옥을 연기했다.

그동안 엄마, 할머니 역할에 국한돼 있던 고두심은 멜로 연기에 갈증이 있었단다. 그런데 고두심이 '빛나는 순간'을 선택한 이유는 정작 멜로여서가 아니었다. "고두심 하면 제주도이고 고두심의 얼굴이 제주의 풍광"이라는 소준문 감독의 한마디가 고두심을 '빛나는 순간'으로 이끌었다.

제주 출신으로서 '제주의 혼'이나 다름없는 해녀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고두심의 결심을 굳히게 만든 건 극 중 진옥이 제주 4.3 사건의 상처를 고백하는 장면이었다. 고두심은 "제주의 아픈 상처를 끄집어내는 장면에서 감동을 받았다. 내가 누구보다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극 중 진옥이 제주 4.3 사건의 아픔을 토하듯 고백하는 장면은 '빛나는 순간'을 통틀어 가장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는 장면이다. 억척스럽게 해녀 일을 해나가고 있는 진옥이 그간 참아왔던 상처를 어린아이 울듯이 오열하며 고백하는 장면은 긴 여운을 남길 정도로 인상적이다.

이에 대해 고두심은 "내가 그 일을 겪은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사람이다. 그 일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들어오면서 몸에 각인이 돼 있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주신 대사보다 제가 더 많이 만들어서 신들린 사람같이 표현했다"라고 했다.


멜로 설정은 고두심에게 후순위였다. 그러니 70대 해녀와 30대 다큐멘터리 PD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나이 설정도 꺼릴 것이 없었다. 고두심은 두 사람의 사랑을 남녀 사이를 넘어 상처가 있는 사람들이 서로를 치유하며 나누는 감정의 교류라고 해석했다. 고두심은 "남녀 간의 사랑 쪽으로만 생각을 하신다고 하면 이 영화를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고두심은 극 중 진옥을 나이에 상관없이 여자라고 생각하고 접근했다. 고두심은 "아주 척박한 곳에서 먹고사는 해녀 일을 하며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의 끈을 안 놓는 해녀라고 생각했다"면서 "어떤 직업을 갖든 여자라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다만 경훈을 연기하는 남자 배우와의 '케미'에 대해서는 조금 고민됐다고. 그러나 경훈의 옷을 입은 지현우를 보며 그런 걱정은 완벽히 사그라들었다. 고두심은 "지현우가 연기를 하면서 남성적인 힘을 보여주더라. 이 사람에게 자꾸 끌렸던 것 같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후배로서도 바람직한 면들이 많이 보였다"면서 "새벽에 나와서 해녀 삼촌들과의 교감을 하며 거리를 좁히려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고 가능성이 보였다"라고 지현우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았다.


"고향에 가서 촬영하는 것 자체가 치유였어요. 제가 힐링한 기분이었죠. 열아홉 살 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지내는 동안 끊어졌던 고향에 대한 기억이 촬영하는 두 달 동안 다 이어졌죠. 저를 모르는 사람이 없고, 아무 데나 들어가도 다 재워주실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두 달 동안 있었으니까 얼마나 좋았겠어요."

'빛나는 순간'을 통해 자신의 자부심이나 다름없는 제주에서 나이의 한계를 비웃듯 보란 듯이 멜로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고두심이다. 파격적인 나이 설정도 설득시키며 끝내 두 사람을 응원하게 만드는 고두심의 힘으로 완성된 '빛나는 순간'이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명필름]

고두심 | 빛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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