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리뷰]'랑종', 카메라를 버리고 도망쳐(feat.나홍진)

김현록 기자 2021. 7. 3.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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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이란 태국어로 무당을 뜻한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과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함께 만든, 이 오랜만에 나온 19금 호러물은 그 프로필에 걸맞은 결과물로 완성됐다.

나홍진 감독이 원안을 쓰고 프로듀서로 참여했는데, 전작 '곡성' 속 무당 일광의 전사를 그려보고 싶었다 한다.

그 탓일까, '랑종'의 배경은 태국이고 형식은 크게 다르지만, '곡성'의 세계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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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랑종'. 제공|쇼박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랑종'(감독 반종 피산다나쿤)이란 태국어로 무당을 뜻한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과 '셔터'의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 함께 만든, 이 오랜만에 나온 19금 호러물은 그 프로필에 걸맞은 결과물로 완성됐다. 영리하고 지독하며, 음습하고 불쾌하다. 그리고 정말 무섭다.

모든 것에 혼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태국 북동부 이산 지방. 영화는 이 곳에서 대를 이어 바얀 신을 모시며 랑종으로 살아가는 '님'(싸와니 투움마)을 촬영하는 다큐멘터리 팀과 함께 시작한다. 신내림을 거부한 언니 '노이' 대신 랑종이 된 그녀는 겉보기엔 평범한 중년 여성이자만, 사람들의 마음과 몸에 깃든 병을 치유하는 일을 한다. 그런데 형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조카 '밍'(나릴야 군몽콘켓)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노이'는 딸의 증세가 자신의 옛 신병과 비슷하다는 생각에 불길해진다. 다큐멘터리 팀은 대를 이은 신내림을 포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이들 가족을 촬영하기로 한다.

'랑종'은 태국의 샤머니즘을 소재로 페이크 다큐의 형식을 빌린 공포물이다. 나홍진 감독이 원안을 쓰고 프로듀서로 참여했는데, 전작 '곡성' 속 무당 일광의 전사를 그려보고 싶었다 한다. 그 탓일까, '랑종'의 배경은 태국이고 형식은 크게 다르지만, '곡성'의 세계를 연상시킨다. 딸/조카의 몸에 빙의된 정체를 알 수 없는 악령, 이를 쫓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고, 사람들은 샤먼에 의지한다.

다만 뭣이 중헌지, 대체 왜인지도 모르고 미끼에 걸려 끌려가야 했던 '곡성'에 비하면 '랑종'은 친절한 편이다. 다큐멘터리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의 사정과 배경을 충분히 설명한다. 멀리 돌아가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조금 마음을 놓을 무렵, '랑종'은 슬슬 시동을 건다. 어어 하다보면 어느새 목덜미를 콱 낚아채여 질질 끌려가는 기분이 된다.

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힘 또한 분명하다. 태국의 습한 기운이 피부로 느껴지는 듯한 영상, 감각적인 점프 스퀘어로 완성도 높은 공포물을 완성해냈다. 낯선 언어로 말하는 낯선 배우들의 신들린 연기는 몰입도를 높인다. 일부러 오디션을 통해 태국에서도 낯선 얼굴의 신예를 뽑아 '밍' 역에 캐스팅했다는 후문이다. 페이크다큐 형식과 핸드헬드 카메라 또한 사실감을 더하는 요소다. 막바지가 되면 "그만 찍고 도망쳐" 소리가 절로 나온다.

▲ 영화 '랑종'. 제공|쇼박스

서로에게 빙의라도 한 걸까. '랑종'은 나홍진과 반종 피산타나쿤의 더없는 합작품이다. 나홍진 감독은 15세 관람가였던 '곡성'에서 다하지 못한 것을 모두 쏟아낸 듯하고, 반종 피산타나쿤 감독은 신들린 카메라로 화답하며 시너지를 냈다. '랑종'은 무시무시하다. 설마 하던 선을 기어이 넘는다. 묘사의 수준만이 아니다. 개봉 이후엔 수많은 말과 말이 이어질 것 같다.

그럼에도 마음을 가다듬고 관람을 결심했다면 극장 관람을 추천한다. 빼어난 영상미와 넓게 쓴 화면의 효과, 섬세한 음향의 탓만은 아니다. 어쩔 도리 없이 끝까지 영화를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고, 개인적으로는 '랑종'을 극장에서 봐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내 집에서 봤다면 필시 한동안은 집에서 발 뻗고 잠을 이루지 못했을 것이다.

7월 14일 개봉. 러닝타임 130분. 부천국제영화제에서는 15세관람가 '랑종'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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