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잡는 최대 수리, 아마존서 '아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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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숲 꼭대기에서 원숭이나 나무늘보 등 대형 포유류를 주로 사냥하는 지상 최대 수리인 부채머리수리가 대규모 벌채로 인해 직격타를 입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채머리수리는 수컷보다 몸집이 큰 암컷이 10㎏까지 나가는 지구에서 가장 큰 수리 가운데 하나로 길이가 13㎝에 이르는 굽은 발톱으로 대형 포유류를 사냥한다.
수리의 사냥터는 열대림 꼭대기 부분으로 이곳에 사는 나무늘보나 원숭이를 주로 잡아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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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림 꼭대기 사는 나무늘보와 원숭이가 주식..벌채로 먹이 못 구해 굶주려
아마존 숲 꼭대기에서 원숭이나 나무늘보 등 대형 포유류를 주로 사냥하는 지상 최대 수리인 부채머리수리가 대규모 벌채로 인해 직격타를 입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마존 열대림은 한때 중·남미에 널리 분포하던 이 맹금류의 마지막 본거지이다.
에버튼 미란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콰줄루-나탈대 동물학자 등 국제연구진은 브라질 마투 그로수 주의 아마존 숲에 있는 부채머리수리 둥지 16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벌채가 50%를 넘어서는 숲에서 새끼가 먹이를 먹지 못해 굶어 죽는 사례가 벌어지고 있다며 “보호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부채머리수리는 수컷보다 몸집이 큰 암컷이 10㎏까지 나가는 지구에서 가장 큰 수리 가운데 하나로 길이가 13㎝에 이르는 굽은 발톱으로 대형 포유류를 사냥한다. 수리의 사냥터는 열대림 꼭대기 부분으로 이곳에 사는 나무늘보나 원숭이를 주로 잡아먹는다.
연구자들이 무인카메라와 둥지 안팎의 먹이 찌꺼기를 분석해 수리가 새끼에게 어떤 먹이를 잡아 날랐는지 조사한 결과 나무 위에 사는 척추동물이 절반을 차지했다. 린네두발가락나무늘보와 긴꼬리 원숭이인 검은머리카푸친, 회색양털원숭이가 가장 많았다. 새끼에게 날라온 가장 큰 먹이는 거미원숭이 하반신으로 4.7㎏에 이르렀다.
주목할 사실은 산림 벌채가 심한 곳일수록 어미가 새끼에게 가져다주는 먹이의 양이 줄어든다는 점이었다. 벌채가 이뤄지지 않은 곳에서 하루 0.69㎏꼴로 먹이를 둥지에 가져왔지만 벌채율이 50%가 넘는 곳에선 0.11㎏으로 떨어졌다. 새끼를 기르는 데 필요한 먹이 양은 하루 0.8㎏이라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또 숲이 줄어 나무늘보와 원숭이 사냥이 어려워지면 사냥 대상을 다른 먹이로 돌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같은 먹이를 고집했고 대신 사냥 빈도와 먹이 크기가 줄었다. 연구자들은 “둥지 3곳에서 새끼들이 먹이 부족으로 굶어 죽었다”며 “보통 어미는 새끼에게 2∼3일에 한 번 사냥한 먹이를 가져오지만 아사한 둥지 한 곳에선 그 간격이 15일이 넘었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벌채가 70% 이상 진행된 곳에서는 부채머리수리의 둥지를 찾을 수 없었고 50%가 넘는 곳에서는 새끼를 기르기에 충분한 먹이를 조달하지 못했다”며 “벌채가 50% 이상 진행된 곳에서 이 수리는 번식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를 적용하면 마투 그로수 주의 35%에서 이 수리가 살 수 없고 1985년 이래 3256개 번식 쌍이 사라졌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면적이 남한의 10배인 90만㎢인 마투 그로수 주는 세계 최대인 판타날 습지가 있는 곳이지만 아마존 최대 벌목지역의 하나로 목축과 콩 플랜테이션이 급증하고 있다. 한때 중남미 전역에 분포했던 이 맹금류는 현재 서식지의 93%가 아마존 숲에 몰려있다. 아마존 열대림은 지난 50년 동안 17%가 사라졌는데 2019년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집권한 이래 농업과 광업을 진흥하기 위해 환경규제를 완화하면서 벌채가 크게 늘고 있다.
연구자들은 “부채머리수리가 새 가운데 가장 생활사가 느려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다”며 “긴급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수리는 50살 이상 사는데 3년마다 알 2개를 낳고 그중 하나만 기른다. 또 높이 40m 이상의 큰 나무에 둥지를 튼 뒤 수십 년 동안 같은 곳에서 번식하는데 이런 큰 나무는 종종 벌목의 표적이 되고 있다.
보호종으로 지정돼 있지만 서식지 파괴와 함께 “원주민이 깃털과 애완용 새끼를 팔기 위해 남획하는 사례도 심각하다”고 논문은 적었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에 실렸다.
인용 논문: Scientific Reports, DOI: 10.1038/s41598-021-92372-z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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