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 안된 부여 백제 고분서 두개골 2구 · 금동 귀걸이 발견

충남 부여의 동쪽 외곽에서 도굴되지 않은 전형적인 백제 고분이 발견돼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내부에서 두 개체의 인골과 금동제 귀걸이가 나왔습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왕궁터로 언급되는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동쪽으로 약 10㎞ 떨어진 초촌면 응평리의 백제 횡혈식 석실묘(굴식 돌방무덤)를 조사해 두개골을 비롯한 인골과 금동제 귀걸이, 관고리를 포함한 목관 재료를 찾아냈다고 오늘(2일) 밝혔습니다.

응평리 일원은 백제 사비도읍기 고분이 많아 당시 외곽 거점 지역으로 추정됩니다.

고분은 경지 정리 과정에서 천장의 돌이 일부 훼손되면서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백제 석실묘는 구조상 도굴이 되기 쉬운데, 응평리 무덤은 도굴 흔적이 전혀 확인되지 않았다"며 "문화재청, 부여군, 토지 소유자가 협의해 긴급 조사를 시행했다"고 말했습니다.

무덤은 무덤방 단면이 육각형인 백제 사비도읍기의 전형적 석실묘입니다.

무덤방은 길이 220㎝·너비 110㎝·높이 115㎝이며, 잘 다듬은 커다란 석재를 이용해 조성했습니다.

고분 입구에서 무덤방에 이르는 길은 오른쪽으로 치우쳐서 냈습니다.

무덤길 토층에서 두 차례 흙을 파낸 흔적이 확인돼 한 명을 먼저 매장하고 뒤이어 다른 한 명의 시신을 안치하는 추가장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인골은 두개골 2점을 비롯해 엉덩뼈와 다리뼈, 치아 등이 출토됐습니다.

귀걸이는 특별한 장식이 없는 형태입니다.

이러한 귀걸이는 부여 능안골 고분군과 염창리 고분군에서도 발견된 바 있습니다.

조사단은 고분 조성 시기가 600년 전후로 추정되며, 규모·축조 방식·유물 등을 보면 백제 귀족이 묻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백제 무덤에서 인골이 나온 사례로는 부여 능안골 고분군, 예산 봉안면 고분 등이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드물다"며 "고고학·법의인류학·유전학·생화학 전문가와 함께 인골 연구를 진행해 피장자의 성별·나이·사망 시점·관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