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써낸 가격차이 5000억.. 대우건설 매각, 이례적 재입찰
차이 너무 나자 조정 기회 준 듯
"비싸게 사겠다는데 막나" 비판도
대우건설 매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본입찰 이후 일주일 만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재입찰을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권과 건설 업계 등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25일 본입찰에 참여한 중견 건설사 중흥건설과 부동산 개발 업체 DS네트웍스 컨소시엄 두 곳을 상대로 2일 재입찰을 진행한다.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어제 KDB인베스트먼트 쪽에서 이메일을 보내 일방적으로 재입찰을 통보했다”며 “입찰에 다시 참여할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중흥건설 측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통보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재입찰 소식을 듣고 황당했다”고 했다.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양측이 써낸 인수 가격 차이가 너무 큰 것이 재입찰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본입찰에서 중흥건설은 2조3000억원에 가까운 인수 금액을, DS네트웍스 컨소시엄은 1조8000억원 정도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투자은행 관계자는 “5000억원은 중형 건설사 하나를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금액”이라며 “과도한 입찰가에 부담을 느낀 중흥건설이 인수를 중도 포기하는 상황을 막으려고 가격 조정 기회를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산업은행 측이 3년 전 호반건설 때처럼 중도에 매각이 어그러지는 일을 피하려고 재입찰 카드를 꺼낸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대우건설 매각이 원칙 없이 번복됐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원매자가 제시한 인수 가격이 낮아 재입찰을 하는 경우는 있었어도 가격이 높다고 입찰을 다시 하는 것은 전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중흥건설과 DS네트웍스 컨소시엄 중 누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돼도 KDB인베스트먼트가 특정 업체를 밀어주려고 재입찰까지 했다는 공정성 시비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 대우건설 직원은 “비싸게 사겠다는 쪽이 있는데 재입찰을 하는 건 산업은행의 ‘배임’ 아니냐”며 “불투명한 매각 작업에 직원들 사기만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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