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뷔페 식재료 다 사놨는데"..수도권 거리두기 연장에 호텔 '날벼락'
1주일 뒤 상황도 예견 어려워
확보한 식자재 처리도 골치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한 호텔 식음료 매장 직원은 1일 출근해서부터 전화기만 붙잡고 있다.
다른 호텔들도 오늘 식음료 매장 내 전화기가 불이 났다. 서울시가 당초 이날부터 시행 예정이던 새 거리두기 적용을 연기함에 따라 5~6인 모임 예약을 한 고객들에게 관련 사항을 안내를 하기 위해서다.
이 호텔 관계자는 "현행대로라면 4인까지만 식사가 가능해 이와 관련 안내 전화를 급히 하고 있다"며 "설명을 들은 대부분의 고객들은 예약을 연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취소하는 분위기라 더 난감하다"고 말했다.
6인까지의 사적모임 허용 등을 핵심으로 한 새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이 수도권에서 1주일간 유예된 가운데 이미 주말마다 예약이 꽉 찼던 뷔페 등 호텔 식음료 매장이 날벼락을 맞았다.
지난해 말 정부가 갑작스럽게 호텔 숙박 인원 수 제한 방침을 내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현장에서는 혼란을 빚는 모습이다.
6~8인까지의 사적 모임을 허용하는 새 거리두기 적용과 맞물려 먼저 모임 예약을 걸어둔 손님들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오는 8월까지 뷔페 예약건 중 6~8인 모임 건수가 코로나 이전보다 많다고 할 정도로 높았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거리두기 적용이 유예되면서 예약 취소가 줄줄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의 식음료 매장에는 지난 6월 기준 점심과 저녁에 1만4400여명의 고객이 방문을 한 가운데 이 중 5인 이상의 단체손님 비중이 20%를 차지했다. 3000여명에 가까운 규모다. 7~8월에는 완화된 거리두기 적용 소식에 이보다 더 높은 단체손님 예약율을 보였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6~8인 모임에 맞춰 뷔페 식재료를 준비해둔 호텔들로서는 예약 취소로 식재료를 제 때 활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호텔 관계자는 "완화된 거리두기 적용에 맞춰 식재료를 한가득 준비해 뒀다"며 "하지만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는 바람에 졸지에 처치곤란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일주일 뒤 상황을 예단하기가 어렵다는 점. 정부는 다음 주 중반께 새 거리두기 적용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방역당국은 최근의 수도권 확산세에 대해 통상적 상황과 다르게 유행이 증가하거나 크게 변동하고 있는 긴급한 시기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 확진자 발생이 타 광역지자체에 비해서 많은 상황이라 수도권에서의 거리두기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일주일 뒤에라도 거리두기가 완화된다는 보장만 있으면, 지금의 혼란이야 직원들도 고객들도 감내할 수 있는데, 코로나 사태에선 모든 게 불확실해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호텔 관계자는 "델타변이 확산 등 확진자수가 급증하는 시기에 섣불리 단체 손님을 받았다가 집단감염이라도 되면 큰 일"이라며 "차라리 일주일씩 말고 과감히 한두달 더 현행 거리두기를 연장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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